文측, 거국내각 구상 띄우기…”공동정부 선언”

文측, 거국내각 구상 띄우기…”공동정부 선언”

입력 2012-12-07 00:00
수정 2012-12-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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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ㆍ국민연대와 결속 강화..친노이미지 탈피 포석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7일 ‘거국내각’ 구성 카드를 꺼내들고 지지층 확산에 나섰다.

문 후보 측은 전날 문 후보가 지역ㆍ정파ㆍ정당을 넘어선 초당파적 거국내각을 거론한 데 이어 이날도 거국내각을 고리로 ‘문재인정부’의 구상을 알리는데 역점을 뒀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거국내각은 문 후보 진영 뿐만 아니라 (진보정의당과 시민사회가 결합한 범야권 대선 공조기구인) 국민연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진영, 합리적 보수인사까지 포괄하는 국민통합형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라며 “사실상 공동정부 선언”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전날 자신의 거국내각론이 주목을 받지 못하자 추가 브리핑을 지시할 정도로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동안 공동정부, 연합정부 구상을 수차례 밝혀왔다.

문 후보 측이 거국내각을 강조한 것은 집권 이후 ‘문재인 정부’의 형태를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범야권 대결집’을 위해 국민연대가 출범하고 안 전 후보의 전폭적 지원까지 끌어냈는데 집권 이후에도 이러한 연대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진통 끝에 선거전에 합류한 안 전 후보와 그 지지층을 향해서도 국정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는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이들을 껴안겠다는 신호를 보낸 성격이 커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는 대선에 당선된 후 안 전 후보와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인사까지 거국내각의 대상에 포함한 것은 안 전 후보로 대표되는 중도층은 물론 보수 진영의 표심까지 공략하겠다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친노(친노무현) 프레임 공세에 대응한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이 “문 후보가 당선되면 참여정부 2기가 된다”, “문 후보는 노무현정부의 핵심실세”라고 공격하는 상황에 맞서 “참여정부와 차별화된 통합형 정부를 만들겠다”며 ‘탈친노 정부’에 대한 문 후보의 구상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민연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초부터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연결고리로 공동인수위, 공동정부를 제시한 상황이어서 문 후보의 제안을 마다할 리가 없다.

국민연대에 참여한 시민사회 인사는 “시민사회가 공동정부를 제안한 목적은 우리가 공직에 나서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공동정부를 합의하면 문 후보가 이 약속을 지키도록 보증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 측은 공동정부 논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불가피하게 문 후보를 돕긴 했지만 민주당이 새 정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동정부는 너무 앞서간 얘기라는 기류가 흐른다.

문 후보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거국내각 구성 논의가 대선 기간에 구체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않아 보인다. 자칫하면 권력 나눠먹기나 지분나누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벌써부터 ‘야합정치’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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