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이후 북중관계 회복에 시간걸릴듯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여파로 북중관계가 껄끄러워짐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취임 후 첫 방중이 상반기 내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한 외교 소식통은 14일 “현재 분위기로 볼 때 김정은의 취임 후 첫 방중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몇 달간은 성사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중관계는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2087호)에 중국이 찬성하면서 껄끄러워진 뒤 지난 12일 3차 핵실험 을 전후해 갈등이 표면화됐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당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핵실험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북한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 엄중히 항의했다.
중국은 3차 핵실험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북한에 핵실험 만류를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중국은 자국의 설득 노력을 무시하고 결국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큰 불만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 역시 중국을 직접 비난하는 보도는 하지 않고 있지만, 평소와는 다른 이상기류가 느껴진다.
북한 매체에서 대북결의(2087호) 채택 이후 열흘 넘게 중국 관련 보도가 사라진 데 이어 핵실험에 관한 외신 보도를 소개한 방송에서 유독 중국 측의 보도를 누락시켰다.
북중간 이런 냉랭한 분위기에다가 중국의 정치일정 등을 감안하면 김정은의 올해 조기 방중은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에는 매년 3월 최대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치른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국가주석에 오르게 되는 큰 행사로 치러지게 돼 중국 정가는 준비에 정신없이 분주할 수밖에 없다.
2006년과 2009년 2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 이후 껄끄러워진 북중 관계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주로 중국 고위인사들의 방북으로 개선됐다.
중국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시 “제멋대로 핵실험을 했다”(외교부 성명)고 거칠게 비난했고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1718호에도 찬성했다.
껄끄러운 양국 관계는 이듬해 7월 양제츠 외교부장, 10월 류윈산(劉雲山)이 공산당 선전부장 방북 등을 통해서야 정상화됐다.
중국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때도 북한을 비판하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5개월 만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것을 기점으로 1차 핵실험 당시보다 더 빠른 속도로 관계를 회복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핵실험 이후 최고지도자의 방중을 통해 북중관계 회복에 적극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핵실험 시기(2009년 5월)와 상대적으로 가까웠던 김정일의 2010년 방중은 5월에 있었다. 2차 핵실험 이후 1년이라는 시차가 난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이 언제쯤 방중을 하게 될지가 북중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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