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5개월째 오르는데… 가계빚은 매달 ‘역대 최대’로 불었다

주담대 금리 5개월째 오르는데… 가계빚은 매달 ‘역대 최대’로 불었다

김소라 기자
입력 2023-11-29 02:06
수정 2023-11-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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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안팎씩 증가… “관리 필요”

이달엔 금리 내려 대출 계속 늘 듯
전체 GDP보다 가계대출 더 많아
“경제 활력 떨어뜨리는 악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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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올랐지만 가계부채는 꺾이기는커녕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대출 금리가 내림세에 접어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가속 페달을 밟을 우려가 커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최대 수준인 한국호의 성장동력이 자칫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주담대 평균 금리(가중 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4.56%로 전월(4.35%) 대비 0.21% 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에 따라 지난 6월(+0.05% 포인트)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계부채는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부터 매달 5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6월 가계대출 잔액이 1062조원을 넘어서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7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금융당국이 일부 대출 규제를 다시 조였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더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524조 6207억원으로 지난달 말(521조 2264억원) 대비 3조 3943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3조 3676억원)을 넘어 올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달 들어 주담대 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들며 고정금리 하단이 3%대까지 내려오면서 주담대 수요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우려할 만한 수치다. 국제금융협회(IIF)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로 조사 대상국(34개국) 중 유일하게 GDP 규모보다 가계부채가 더 많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주요 43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통계에서도 지난 1분기 말 기준 한국(101.5%)은 스위스(128%)와 호주(110.6%), 캐나다(101.9%)에 이은 4위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가계부채가 당장 금융권의 부실을 야기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악재임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제약을 받으면서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보다 0.1%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가 쌓이다 보면 소비 여력이 줄고 추세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2금융권 중 취약한 곳들은 부채 증가와 고금리에 따른 부실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 금융권으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지만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2023-11-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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