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줄던 대구서 또 ‘집단 감염’
환자와 직원 등 74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대구 서구 비산동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19구급대원들이 18일 응급환자를 구급차에 태우고 있다.
대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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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입 환자를 막고 고위험 시설을 중심으로 추가 확산을 막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전략이지만 여기저기에서 구멍이 나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선 교회, 콜센터, PC방 등 다양한 밀집 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하루가 다르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발생한 신규 환자 중 유럽 등 해외 유입 환자 비중이 5% 가까이 증가하는 등 위험이 커지고 있다. 중국발에서 유럽발로 감염병 전파 양상이 변화하는 모습이다.
방역당국은 18일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거듭 요청하며 “불요불급한 해외여행도 연기하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한사랑요양병원의 집단 발병 사례는 대구시가 요양병원 등 고위험 사회복지시설 390여곳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전수조사 진척도는 30% 정도로, 조사를 지속하면 확진환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구에선 신천지 교인들로 인한 2차 전파로 의료기관과 사회복지시설이 많이 노출돼 격리 조치 중인 병원이 이곳 말고도 꽤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집단감염으로 인한 2차감염이 이어지면서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17일 수도권의 신규 확진환자 수는 43명, 대구·경북은 37명으로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추가로 확인된 환자 수가 대구·경북을 넘어섰다. 18일에는 대구·경북 신규 환자 수가 다시 수도권을 추월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유럽발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7~18일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사례 중 절반 이상인 8명이 유럽 등 해외에서 유입됐다. 정 본부장은 “해외 전파도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신규 환자를 완전히 ‘제로’(0)로 만들기는 어렵다”며 “폭발적 유행을 최대한 차단해 속도를 늦추고 유행의 크기를 줄여 나가는 피해 최소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입국자 외에 출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출국자 대상 검역도 검토 중이나 당장은 시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20-03-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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