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에 밧줄 걸어 불법” VS “입구 없는 차벽 위헌”

“경찰차에 밧줄 걸어 불법” VS “입구 없는 차벽 위헌”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5-11-16 22:50
수정 2015-11-17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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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공권력? 경찰 과잉 진압? 법·판례로 보는 11·14 집회

일부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태와 경찰의 물대포, 캡사이신 진압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던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민중총궐기대회’ 이후 시위와 진압의 합법성 및 정당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 시위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주장과 ‘경찰의 과잉·강경 진압’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논란의 주요 쟁점을 관련 법과 법원 판례 등으로 진단해 본다.

민중총궐기대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합법적인 집회’인가 ‘불법적인 시위’인가 여부다. 관련 법과 서울시 조례 등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합법 집회로 시작됐지만 결론적으로는 불법 시위로 변질됐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각각 사전에 집회를 신고한 서울광장과 대학로, 서울역 광장 등에서 예정대로 행사를 열었다. 여기까지는 모두 합법적이다. 그러나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하면서 ‘불법’으로 바뀌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법원은 물론 외국 대사관 등의 반경 100m 이내에서의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은 청와대와는 1㎞가량 떨어져 있지만 미국 대사관 등이 인접해 있어 법률상 집회·시위 금지 구역에 해당한다.

서울시도 광화문광장에서 문화 행사가 아닌 정치적 집회·시위는 조례를 통해 금지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 14일 집회에 대한 진압을 ‘불법 시위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설치한 1차 방어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경찰 버스에 밧줄을 걸어 당기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공무집행 방해와 공용물 손상 등에 해당해 완전한 불법 집회로 변질됐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집회 주최 측은 “경찰의 차벽 설치는 위헌”이라고 결정한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경찰이 먼저 불법을 저지르고도 모든 잘못을 시위대에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한다. 헌재는 이명박 정부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추모 및 반정부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서울광장 전체를 경찰 버스로 막은 것과 관련해 “일체의 집회는 물론 통행조차 금지한 경찰의 차벽 설치는 전면적이고 극단적 조치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했다”며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최소한의 통행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채 광화문광장 일대를 삼중으로 차단했고, 특히 집회 시작 전에 삼중 차벽을 설치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최 측은 주장한다. 헌재의 위헌 결정을 거스르고 설치한 차벽은 정상적인 ‘폴리스라인’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집회 당일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뜨겁다. 당시 농민 백모(69)씨가 직사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살수차 운영 지침을 보면 ‘경고 방송→분산 살수→곡사 살수→직사 살수’의 단계를 거치도록 돼 있다. 직사 살수 요건으로 ‘쇠파이프·죽봉·화염병·돌 등 폭력시위용품을 소지하거나 경찰관 폭행 또는 병력과 몸싸움을 하는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직사 살수 때 안전을 고려해 시위자의 가슴 아랫부분을 겨냥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목격담을 종합하면 백씨는 폭력시위용품을 소지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물대포를 곡사 등의 단계 없이 얼굴 부위에 직사했다. 경찰은 백씨가 경찰 버스에 걸린 밧줄을 당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2011년 경찰의 물대포 발사로 다친 시위 참가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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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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