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차 시연 보니…내부 모니터 작아 시위대 식별 ‘곤란’

살수차 시연 보니…내부 모니터 작아 시위대 식별 ‘곤란’

입력 2015-11-17 13:20
수정 2015-11-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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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 논란에 경찰, 살수 강도 시연회 열어

살수차에서 갑자기 어른 허리만 한 물줄기가 쏟아져나오자 땅에서 거대한 물보라가 피어올랐다. 이를 바로 앞에서 지켜보던 기자들은 살수차의 위력에 혀를 내둘렀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살수차 시연을 하고 있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차량은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농민 백모씨에게 사용된 것과는 다른 기종이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살수차 시연을 하고 있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차량은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농민 백모씨에게 사용된 것과는 다른 기종이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신당동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에서는 집회 때 사용되는 살수차의 구조 등을 설명하고 살수 강도를 시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살수차는 2011년식 모델이다. 이달 14일 집회 시위 당시 백남기(69)씨에게 물대포를 쐈던 2005년식 살수차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4t의 물이 들어가는 살수차의 지붕에 물 사출구가 있고, 최고 10m까지 올라가는 ‘붐대’에도 사출구가 있다.

살수차 내부에는 15인치, 41만 화소짜리 모니터가 4분할돼 위쪽 2개 화면에서는 각각 붐대와 지붕 사출구에서 물대포가 어디로 나가는지 볼 수 있게 돼 있다.

하단 화면 중 하나는 후방을 비춰주고, 하나는 사용되지 않는다.

화질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화면이 너무 작았다. 4분할된 한 화면은 가로 15㎝, 세로 11㎝ 크기다

야간에는 조명을 비춘다고 해도 사물 식별이 쉽지 않을 듯해 보였다.

물대포를 조종하는 경찰관은 이 화면을 통해서 외부 상황을 판단한다.

당시 백씨가 쓰러지고 나서도 계속 물대포를 쏜 데 대해 경찰은 살수차를 조종한 경찰관이 화면상으로 백씨가 넘어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시위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살수차를 운행하는 데 조그만 모니터 화면만 보고 상황 판단을 하게 하는 차량 구조와 운행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살수차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한 명씩 앉아 조종하게 돼 있는데, 가운데 설치된 조종판에서 동그란 버튼을 돌려 카메라를 줌인하거나 물대포의 압력(rpm)을 높일 수 있게 돼 있다.

rpm은 최고 3천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돼 있다. 조종판 가운데 설치된 계기판에서 rpm이 올라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리는 60m까지 쏠 수 있다.

경찰은 먼저 소량의 물을 뿌리는 ‘경고 살수’를 시연한 뒤 물을 위로 쏘아 포물선 모양으로 가게 하는 ‘곡사 살수’를 해보였다.

이후에는 붐대를 최고 높이인 10m까지 높여 20m에 1천500rpm, 15m에 2천rpm으로 ‘직사 살수’를 하는 등 살수의 강도를 점점 높였다.

경찰이 물이 가장 강하게 나가는 10m에 3천rpm으로 설정해 물을 쏘자 성인 남성이 서 있기 힘든 정도로 보이는 강한 물줄기가 바닥에 내리꽂혔다.

경찰은 백씨에게 물을 쐈을 당시 백씨는 20m 떨어져 있었고, rpm은 2천500∼2천800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차 내부와 통신은 모두 무전기로 했다. 사람이 많아도 절대 끊기지 않아 필요시 현장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백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을 때 외부에서 다른 경찰을 통해 상황을 전달받지도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물대포를 맞은 사람이 어떤 충격을 받는지 사거리와 rpm 별로 실험한 매뉴얼이 있고, 정기적으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운영 교육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거리와 rpm은 현장 상황을 보고 그때그때 설정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설정한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규정까지는 없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기자단은 표적지나 마네킹을 세워두고 rpm에 따른 충격을 시험해 볼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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