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다리 잘린 동료 들고 100m 뛰었다”

”팔 다리 잘린 동료 들고 100m 뛰었다”

입력 2013-03-15 00:00
수정 2013-03-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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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사고 목격자 “폭발 충격으로 30m 높이에서 추락”

“팔다리 잘린 동료를 들고 100m를 뛰었습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화학공장 폭발사고를 목격한 근로자들이 참았던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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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대림산업측의 브리핑이 이뤄지는 가운데 폭발사고를 목격한 유한기술 근로자 이재석씨가 사일로(silo·저장탑) 폭발사고의 목격담을 전하며 동료들의 신분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대림산업측의 브리핑이 이뤄지는 가운데 폭발사고를 목격한 유한기술 근로자 이재석씨가 사일로(silo·저장탑) 폭발사고의 목격담을 전하며 동료들의 신분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비 보수 협력업체인 유한기술 근로자 이재석씨는 사일로(silo·저장탑) 상부에서 떨어진 동료의 목격담을 생생히 전했다.

14일 밤 폭발음을 듣고 사일로 부근으로 달려간 이씨는 동료가 폭발 충격에 30m 높이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변변한 들것도 없어 현장에서 쓰는 발판에 동료를 뉘어 100m를 뛰면서 ‘구급차! 구급차!’라고 외쳤지만 도움을 받을 데가 없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팔다리가 절단됐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부상자는 결국 숨졌다.

이씨는 사측의 안전관리 실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대림산업 측은 유한기술 근로자들에게 시신을 수습하도록 하고 2차 폭발이 우려된다면서 공장에 물만 뿌리고 있었다”며 “근로자들은 현장에서도, 죽어서도 사람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분노했다.

이씨는 “준비작업을 포함해 열흘을 일하는 동안 가스나 분진의 위험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너무 빠듯하다는 근로자들의 불평에도 사측은 하루라도 빨리 보수를 마치고 가동하기 위해 공기 단축에만 열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근로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인 통상 근무 시간에 더해 야간 근무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용접작업 전 사일로 내부의 가연성 가스를 질소와 공기로 퍼지(purge·치환)했고 가스 점검 결과도 문제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측의 발표에도 이씨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씨는 “통상 퍼지작업을 할 때 일을 중단하는데 우리는 퍼지한다고 작업에서 빠진 적이 없다”며 “책임을 피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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