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안보 이슈 띄우며 ‘적통 보수우파’ 강조 전략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모처럼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지지율이 서서히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싸늘했던 보수 민심이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8∼20일 전국 성인 1천4명 대상, 신뢰수준 95%±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의 TK 지지율은 지난주 8%에서 이번주 26%로 치솟았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의 전체 지지율은 9%로,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30%)에 크게 뒤지지만 일단 TK 지역을 중심으로 ‘동남풍’을 탄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보수결집은 시간 문제라는 게 캠프 측의 분석이다.
선대위 이종혁 특보단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판이 거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긴다”고 장담했다.
이 단장은 “대선까지 남은 보름여 기간이면 기존 대선으로 따지면 석 달에 해당한다”며 “자체 조사에선 지지율이 20% 선 이상”이라고 말했다.
캠프 측은 이번 대선의 화두를 ‘체제 전쟁’으로 규정했다.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라고 자임하는 홍 후보에게 결국 국민들이 표를 던진다는 것이다.
홍 후보가 각종 유세와 TV토론, 페이스북 등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를 각각 ‘좌파 1·2중대’라고 묶으면서, 자신은 이들과 차별화된 ‘적통 보수우파’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당은 기세를 몰아 ‘북풍 이슈’ 군불 때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주적’ 규정 여부와 참여정부의 북한 인권결의안 대북 사전 자문 의혹 등 안보 프레임으로 ‘문·안’ 양강 후보를 흔들어댄다는 전략이다.
이는 진보진영으로부터 케케묵은 ‘색깔론’이라는 비판을 받기는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안보를 책임지는 것은 역시 보수우파’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적절한 전략이라는 게 한국당의 분석이다.
홍 후보는 앞으로 동남풍을 충청권과 수도권으로 ‘북서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홍 후보는 지난 21일 경북 포항 등을 거쳐 22일 충북 오송과 서울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내주에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한 번도 가지 않은 강원권까지 훑을 계획이다.
선대위 김대식 수행단장은 “TK 지역에서 확실하게 뭉친 보수우파 세력을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산시켜 보수결집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다음주 선관위 1차 TV토론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문·홍’(문재인·홍준표)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