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안정궤도 진입, 수권능력 강조’…安 ‘일시적 조정,미래·통합 부각’
대선후보 ‘2차 토론대전’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2017.4.19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실질적인 ‘양강구도’로 막을 올렸으나, 최근 안 후보의 상승세에 일정한 제동이 걸리면서 두 사람 간 격차가 다소 벌어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4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안 후보는 7%포인트 떨어진 30%에 그쳤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후보(40.0%)는 안 후보(30.1%)를 9.9%포인트 앞섰다.
문·안 후보의 차이가 10%포인트 가량 벌어지는 사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0% 안팎까지 올랐다. 한국갤럽 조사로는 9%,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로는 10.2%다.
양강구도를 깨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안 후보에게 쏠렸던 TK(대구·경북) 보수층의 지지를 홍 후보가 상당 부분 되찾는 추세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는 해석도 있다.
그럼에도 문 후보가 다시 독주 체제를 굳혔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른바 ‘송민순 문건’ 공개를 계기로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북한인권결의안 대북 사전문의 의혹’이 재점화하는 등 안보 공세의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아직 3∼4%의 벽에 갇혀 있지만, TV토론 선전을 발판삼아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어 막판까지 구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저마다 판세를 유리하게 해석하면서 남은 기간 필승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우선 문 후보 측에서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권 고지를 향한 안정궤도에 어느 정도 올라선 것으로 보고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 잡기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철희 전략본부 부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히 고무적인 것은 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문 후보가 가장 믿을 만하다’는 응답이 많다는 사실”이라며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논란도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문 후보는 ‘안보에 유능한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1일 1정책’ 발표로 집권 후 국정운영 청사진을 소개하는 등 국정 혼란을 메울 적임자임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경쟁자인 안 후보에 대해선 ‘40석 미니정당’으로는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공세를 펼치며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반면 안 후보 측에서는 최근 지지율 부진이 일시적인 조정기일 뿐, 선거 중반전이 넘어가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성식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조정 국면은 큰 틀에서 불가피했다고 본다”며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지점에서는 우리가 늘 강조하는 미래와 통합, 더 나은 정권교체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며 다시 한 번 거센 물결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문 후보와의 ‘골든크로스’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안 후보 측은 안보 이슈의 쟁점화로 대선판이 ‘진보 대 보수’의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면서 안 후보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미래 대 과거’의 구도로 환원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선언’ 선포식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래와 통합’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홍 후보 측은 보수층 결집에 힘입어 문 후보와 ‘진보 대 보수’의 양강구도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TK에서 일으킨 ‘동남풍’을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까지 북서 방향으로 밀어올려 보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첫 번째 구상이다. 이후 강원도와 호남 지역도 공략해 전국적으로 보수우파의 표심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TV토론회를 적극 활용해 바닥 민심을 공략하고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서민 대통령’과 ‘안보 대통령’을 표방하는 홍 후보는 한반도 안보 위기임을 강조하면서 야권 후보와의 차별성도 부각한다.
유 후보 측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가시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가운데 당내에서 사퇴론까지 제기되는 내우외환의 난국을 ‘인물론’으로 정면돌파할 계획이다.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유 후보를 선뜻 ‘1순위’로 지지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의 소신 투표를 끌어낼 수 있느냐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경제·안보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할 태세다.
김세연 선거대책본부장은 “‘돼지흥분제 후보’도 있고 국가 존망과 연결되는 외교·안보에서 의심스러운 후보들도 있다”며 “국민이 무자격 후보들을 걸러내고 가장 위기극복을 잘할 후보를 선택한다면 유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