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살상무기 지원, 러북에 달려”

尹 “살상무기 지원, 러북에 달려”

이민영 기자
입력 2024-10-24 17:57
수정 2024-10-24 18: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발표서 언급
“北파병땐 우크라 단계별 조치 검토”

이미지 확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을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을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우리는 대원칙으로 살상용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북한군과 러시아의 활동 여하에 따라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지난 22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고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 둔 데 이어 윤 대통령이 직접 살상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한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언론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의 우수한 무기를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 북한은 파병했는데 한국도 파병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지원은 저희가 인도적 측면에서 해 왔다”며 “그러나 러북 협력에 기해서 북한이 특수군을 전장에 파견한다면 단계별로 저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한반도 안보 필요 조치를 검토하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유엔 헌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러북 군사협력 관련 공동 대응 기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폴란드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확고한 기여 의지를 확인했다. 또 양국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 당시 체결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업무협약(MOU)’의 원활한 이행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희망기업 지원과 협력 과제도 지속 발굴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방산 분야를 포함해 에너지, 교통·인프라, 첨단산업, 과학기술,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2022년 체결된 사상 최대 규모(약 61조원)의 무기체계 수출 총괄 계약이 원활히 이행되도록 하기 위한 정상 차원의 의지를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K-9 자주포 2차 이행 계약과 올해 4월 천무 2차 이행 계약 체결에 이어, 연내에 K-2 전차 2차 이행 계약(9조 6480억원)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재건 관련 공조를 확대하고 올해 수교 35주년을 계기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폴란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11년 만으로, 두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데 대한 답방이다. 두다 대통령은 25일에는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 업체를 방문한다. 두다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 “한국과 폴란드의 군사·방산 협력에 대해 폴란드의 군 통수권자로서 굉장히 만족한다”며 “K-2 전차, K-9 자주포 등을 운용하는 폴란드 군인들의 평가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신중한 확인 끝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군 참전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까지 주목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하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면 분명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데 배치된다면 그들은 정당한 사냥감이자 표적”이라고 강조했다.

미 외교안보매체 포린폴리시는 북한군 파병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국제화를 의미하며 한반도와 전 세계에 무서운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군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을 약화해 러시아 전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북한의 파병 숫자는 제한적이겠지만 사실상 루비콘강을 건넜다”면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10-25 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