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특별감찰관 추진”… 대통령실 “여야 합의하면 임명”

한동훈 “특별감찰관 추진”… 대통령실 “여야 합의하면 임명”

손지은 기자
입력 2024-10-23 18:14
수정 2024-10-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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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노선 속도 내는 韓

“이재명 1심 선고하는 새달 중순 전
김 여사 관련 국민 요구 해결해야”
공개적으로 尹대통령 뜻 정면 반박
용산 “면담에서 이미 충분히 설명”
尹, 홍준표 만나 국정 현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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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회동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지난해 11월 7일 대구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 대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회동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지난해 11월 7일 대구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
대구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면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공개 활동 중단·여사 라인 정리·의혹 규명 협조)를 거부한 지 이틀 만에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할 데드라인을 못박은 것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이미 면담을 통해 대통령께서 충분히 말씀하셨다. 엄중한 정치 상황에서 당정이 하나돼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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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행사 직후 취재진에게 추진 중인 여야 대표 회담과 관련해 “(한 대표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행사 직후 취재진에게 추진 중인 여야 대표 회담과 관련해 “(한 대표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후 첫 확대 당직자 회의를 소집해 “이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 결과들이 11월 15일부터 나온다”며 “우리는 그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나.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밝혔다. 확대 당직자 회의는 당대표가 임명한 핵심 당직자들이 참석하는 자리로 한 대표는 전날 전격적으로 이번 회의를 소집했다. ‘한동훈의 사람들’ 앞에서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 관련 요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 대표는 또 “(이 대표의 1심 결과가 나온)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이 모이면 이야기하는 ‘불만 1순위’라면 마치 오멜라스(소설 속 유토피아)를 떠나듯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당직자는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여사 문제를 그때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이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다음 대선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사법적 판단을 받더라도 그 효과를 우리가 제대로 끌어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지 않고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의 특별감찰관·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권을 패키지로 묶어 온 보수 정당의 오랜 당론을 벗어나는 주장이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있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 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유로 미루진 않겠다”고 했다. 이어 “이건 민주당과의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 한 약속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도 면담 과정에서 제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던 만큼 한 대표가 자신의 방식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관련 주장에 대해 “여야가 합의해서 가져오면 임명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을 당에서 먼저 연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집권 여당이 여야 합의해서 가져오면 말씀드리겠다”며 공을 여당에 넘겼다. 또 김 여사와 관련한 한 대표의 요구에는 지난 21일 면담에서 충분히 설명했다며 “답을 하나씩, 플러스 알파까지 더해서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확대 당직자 회의 후 기자들에게 “알다시피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하고 이 부분은 국회 운영과 관련된 사안이며 원내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에 관련 위원회의 위원들과 중진 등 많은 의원의 의견을 우선 듣고 최종적으로 의총을 통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당분간은 여러 의원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했다. 특히 원내대표인 자신이 해당 사안을 결정할 책임자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찾은 부산에서 지난 16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당선 인사를 했다. 환호하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제3자 특검법을 발의만 해 봐라”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폭넓은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친윤 외곽 조직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세미나에서 “(한 대표는) 어떻게 하면 대통령 선거 후보가 돼 출마해 볼까 하는 것, 그것 하나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한 대표의 ‘마이웨이’와 함께 친윤계도 ‘한동훈 고립 전략’을 본격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2024-10-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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