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블랙홀’… 요동치는 추석 민심

‘이재명 블랙홀’… 요동치는 추석 민심

이민영 기자
입력 2023-09-27 23:47
수정 2023-09-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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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李 영장기각’ 정면충돌

민주 “尹 공개 사과·한동훈 파면”
‘정권심판론’ 띄워 총선 여론몰이
與 “유권석방 무권구속… 李 사퇴”
한동훈 “李, 죄 없다는 뜻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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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야는 강하게 충돌했다. 기세를 잡은 야당은 ‘검찰의 야당 탄압’ 프레임을 앞세워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고 여당은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며 사법부를 비난했다. 추석 민심 향배가 후반기 정국은 물론 내년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여야는 ‘벼랑 끝 대치’에 나설 전망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이날 오전 3시 50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밖으로 나온 이 대표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리한 정치 수사에 대한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실무 책임자인 한 장관의 파면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선전포고’를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비상의원총회에서 “권력의 유무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며 “사법부가 정치 편향적 일부 판사들에 의해 오염됐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난 날”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대표 사과, 당대표 사퇴’를 민주당에 요구했다. 여당 안팎에서는 추석을 계기로 민생 메시지에 집중하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체포동의안 설명 때도 말씀드렸듯 관련 사안으로 21명이 구속됐다. 무리한 수사라는 말에 동의하시는 국민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다”고 했다. 야당에서 자신의 탄핵을 거론하는 데는 “자기 당대표의 각종 중대 불법을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해서 처벌하는 것이 민주당에는 장관을 탄핵할 사유인가”라고 맞받았다.

야당은 앞으로 ‘정권 심판론’, 여당은 ‘거대 야당 심판론’을 내놓으면서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 이재명’의 국면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대표가 추가 기소되고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등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불거진다면 민주당이 또다시 내분에 휩싸일 수도 있다.
2023-09-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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