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외교관출신 정무수석 발탁 배경은

朴대통령 외교관출신 정무수석 발탁 배경은

입력 2013-08-05 00:00
수정 2013-08-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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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수석 ‘새지평’ 열라는 朴대통령 의지반영 해석

박근혜 대통령이 5일 2개월여간 공백 중이던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에 정치경험이 전무한 정통 직업외교관 출신을 기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창중 사태’의 여파로 이정현 전 정무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수평이동한 뒤 다양한 인사들이 후임 정무수석의 물망에 올랐으나 비정치인 출신이 발탁되리라는 예상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정무수석은 국회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과 입법 사안을 비롯한 국정현안을 조율하고 소통하는 통로여서 정치권의 경험과 관록 없이는 여간해서 잘해내기 힘들기 자리이기 때문이다.

신임 정무수석 하마평에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밝고 국회를 잘 아는 친박(친박근혜)계 3선의 김학송, 재선의 김성조 전 의원 등이 비중 있게 거론된 것이나 김선동 정무비서관의 수직이동이 점쳐졌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거치기는 커녕 정치권에는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던 뜻밖의 인물을 ‘깜짝 선택’ 했다.

신임 박준우 정무수석은 외교부 아주국장과 기획관리실장, 유럽연합 대사 등을 거치며 30년 이상 외교관의 외길을 걸어온 정통 외교관료 출신이다.

외교부를 떠난 뒤에는 미 스탠퍼드대 초빙교수와 연세대 객원교수 등을 맡아 학생들을 가르쳤을 뿐 정치권과는 인연이 전무하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런 이력의 인사를 정무수석으로 택한 것을 두고 “청와대 정무의 새 지평을 열고자 하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정치인 출신들이 해야한다는 것은 고식적인 사고일 뿐이며, 새 시대에 걸맞은 새 정무를 통해서만 청와대와 정치권의 관계, 이를 바탕으로 한 국정재추진의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정무라는 것이 단순히 종래의 정치권과의 소통을 넘어 크게는 민생의 관점에서 정치와 외교사안 등 국익과 관련된 사안을 포괄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정무수석 역할 재정립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정치권의 경험많은 후보군에서 최종적으로 박 수석이 낙점되게 된 주요 배경으로는 해외 임지에서 체득한 그의 다양한 외교경험과 치밀함, 전략적 판단력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말이 나온다.

박 수석이 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일부 인사들의 추천이 있었으며 마침 정치권 밖에서 인물을 찾던 박 대통령의 눈에 그의 프로필이 들어왔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수석이 과연 정파적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있는 현재의 여의도 정치와 어느 정도 소통하고, 갈등조정역을 수행해 낼 수 있을지, 정치경험이 없는 초유의 정무수석에 대한 정치실험의 막이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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