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파동 겪은 MB정부는 117일만에 전면교체, ‘정국돌파 카드’ 성격 유사…폭은 상대적으로 작아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전격 단행한 청와대 개편은 전임 이명박 대통령 당시의 청와대 비서진 전면개편에 비해 폭과 강도는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정국 돌파’를 위한 카드라는 측면에서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박 대통령은 이날 허태열 비서실장과 장기공백 상태이던 정무수석의 임명을 비롯한 수석 4명의 교체 등을 포함해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의 절반을 교체하는 깜짝인사를 단행했다.
정부 출범 162일만에 사실상 2기 참모진을 띄운 셈이다. 2개월여 공백중이던 정무수석만 보완하리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인사’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번 첫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전임 이명박 정부의 첫 개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작고, 시기적으로도 그다지 이른 것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전임 이명박 정부는 성난 ‘촛불 민심’에 밀린 끝에 ‘쇠고기 정국’의 수습책으로 정권출범 117일만에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을 물갈이 하는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인사로 정정길 당시 울산대 총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을 비롯해 정무수석에 맹형규 전 한나라당 의원, 민정수석에 정동기 전 법무차관, 국정기획수석에 박재완 전 정무수석 등이 기용됐다.
사실상 제2의 정권을 출범시켰다는 평이 나온 대대적인 물갈이였다.
반면 두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닮은 점은 둘다 정치적 효과를 겨냥한 일종의 ‘국면전환 카드’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실 일신이 쇠고기파동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꾀하는 등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반전카드였던 것처럼 박 대통령의 참모진 개편 역시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의 고삐를 죄기 위한 ‘작심 카드’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 6개월에 즈음해 청와대 참모진 일부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그 여파로 공직사회 전반의 기강이 해이해지는 것과 맞물려 인사가 단행됐다는 해석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국정운영을 확실히 다잡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하반기 민생살리기가 어려움을 겪고 이로인해 국정이 자칫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문제로 대치를 거듭하는 대야관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참모진을 일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경남 거제의 저도에서 짧은 하계휴가를 마치자마자 ‘벼락처럼’ 참모진을 개편한 까닭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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