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남은 조각서 ‘호남 중용’ 이뤄질까

새정부 남은 조각서 ‘호남 중용’ 이뤄질까

입력 2013-02-14 00:00
수정 2013-02-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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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 9명 중 호남 1명 불과… ‘인사 대탕평’ 미흡 지적

새 정부의 조각(組閣)에서 대탕평의 바로미터격인 ‘호남 중용’이 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기간 탕평인사를 국민에게 약속했지만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1차 조각 인선의 면면을 보면 수도권과 영남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아직 조각작업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장관급 이상 가운데 호남 출신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전남 광주) 내정자가 유일하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는 경남 하동,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내정자는 부산 출신이며, 6개 부처 장관 내정자의 경우는 서울이 3명(서남수 윤병세 황교안), 인천이 2명(유정복 유진룡), 경남 1명(김병관)으로 파악됐다.

애초 박 당선인이 선거 기간 호남 민심을 겨냥해 ‘국민대통합과 대탕평’을 강조하다 보니 당선 이후 ‘호남 총리론’까지 부상했음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대선 당시 호남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대탕평 인사부터 펼칠 것”이라며 “호남의 인재, 여러분 아들ㆍ딸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광주ㆍ전남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박 당선인의 ‘대탕평 인사’ 실천 의지가 미흡한것 아니냐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조정관 교수는 “영남 전체가 당선인을 지지한 상황에서 대구·경북 출신이 없으니 대탕평이 이뤄졌다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며 “인수위 구성이나 현재까지 소통방식을 봐도 (대탕평에 대한) 믿음이 별로 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노무현 정부 조각에서는 당시 노 대통령의 출신지인 부산ㆍ경남(PK) 출신 4명과 대구ㆍ경북(TK) 출신 3명으로 영남 출신이 7명이었다. 여기에 호남 4명, 충청 2명, 서울·경기 3명 등으로 권역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경우, 영남 출신의 우위 현상이 뚜렷했다. 영남 출신 장관은 TK 3명, PK 2명 등 모두 5명이었지만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사정의 핵심라인도 영남 출신이 차지했다. 호남과 충청, 서울 출신이 각각 2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안팎에서는 아직 11개 부처 장관과 국정원장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의 인선이 남아 있는 만큼 속단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한때 ‘호남 총리론’이 부상했다가 잦아든 뒤 권력기관과 핵심 부처의 수장에 호남 인사를 중요하는 방안이 더욱 실질적인 탕평인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점을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군에 거론되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나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이 호남 출신이다. 장관급인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는 ‘호남 지킴이’를 자처했던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도 거론된다.

또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한 이 중 한 명인 소병철 대구고검장도 출신지가 호남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도 14일 TBS라디오에 출연, “호남이다 충청이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지역 안배도 아마 배려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두 차례의 인선을 봐서 알지만 당선인이 조각 과정에서 특정 지역을 특별히 안배했다는 인상은 없지 않느냐”면서도 “일부러 호남 인사를 안배하지는 않겠지만,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면 얼마든지 찾아서 호남 사람이건 어디 사람이건 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과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운 ‘특수상황’ 때문에 지역 안배보다는 전문성에 보다 역점을 두면서 호남 인사 중용은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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