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사람 또 쓴다’에 이어 전문성 방점 찍는 용인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발표한 1차 조각(組閣)에서 ‘능력있는 전문가’에 대한 선호도를 뚜렷이 드러냈다.이날 발표된 장관 내정자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동안 박 당선인의 용인술의 주요 특징으로 꼽혀왔던 ‘전문성 중시’ 경향이 가장 눈에 띈다는 것이 인수위 안팎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내정자 6명 모두 해당 부처 출신인데다 2명은 차관까지 지냈고, 3명은 장관급에 미치지 못했을 뿐 최고위직을 거쳤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는 1978년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한 뒤 문교부 행정사무관으로 시작해 서울대 연구진흥과장, 교육부 과학교육과장, 대학학무과장, 교육정책총괄과장, 대학교육기획관, 경기교육청 부교육감, 교육부 차관보, 서울교육청 부교육감, 교육부 차관 등을 역임한 정통 교육관료 출신이다.
서 내정자와 행시 동기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문화공보부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문화정책과장과 총무과장, 공보관, 문화산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차관을 거친 해당 분야 행정 전문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1976년 외무고시(10회)에 합격해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주시드니 영사, 주유엔 참사관, 외무부 북미1과장, 아태국 제2심의관, 북미국 심의관, 주제네바 공사, 주미국 공사,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이력을 가졌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1972년 육군사관학교(28기)를 졸업하고 육군 6포병여단장, 육군대학 교수부장, 2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 7군단장, 1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뒤 ‘4성 장군’으로 예편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 사법연수원 13기로 청주지검 검사로 검찰에 발을 디뎌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대검 공안3과장, 공안1과장,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창원지검장, 대구 및 부산고검장을 역임한 검사 출신이다.
유일한 정치인 출신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도 행시 23회 출신으로 내무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경기도 기획담당관, 김포군수, 인천 서구청장, 김포시장,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내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이 이처럼 첫 조각 명단에 전문가를 전면 포진시키면서 향후 추가로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는데 있어서도 해당 부처별 특성에 맞는 전문성을 가장 중요한 인사 원칙으로 적용할 전망이다.
장관에 전문가를 등용하는 데는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책임장관제’의 실현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예산ㆍ인사ㆍ조직에 대한 권한을 각 부 장관에게 실질적으로 위임하겠다”고 명시한 바 있어 해당 업무 특성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 장관’이 자신의 권한을 적절히 행사하면서 효율적으로 부처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에 문외한인 임명권자의 측근 또는 정치인을 부처 수장으로 발탁함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비효율 및 행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고, 강한 업무 장악력으로 해당 부처 공무원의 복지부동 행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박 당선인이 ‘책임지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전문가를 중시하는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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