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총리인선 기준 ‘베스트 보다는 라이트’?

朴당선인 총리인선 기준 ‘베스트 보다는 라이트’?

입력 2013-01-21 00:00
수정 2013-01-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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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논란’ 겪으며 이런 관점 더욱 굳힌 듯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금주 중 ‘박근혜 정부’ 첫 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첫 총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통합형, 실무형, 관리형 등 여러 덕목이 거론되지만 정작 박 당선인은 아직 정확한 의중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박 당선인을 잘 아는 이들은 ‘베스트(best) 보다는 라이트(right)’가 박 당선인의 총리 인선을 관통하는 가장 공통적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굳이 번역하자면 “능력이 최고인 사람보다는 옳은 길을 걸어온 사람”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스펙이나 명성 등의 관점에서 최고인 사람보다는 이는 다소 뒤쳐지더라도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있고 올곧은 길을 걸어 존경과 신망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한 인선 기준이라는 얘기다.

특히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큰 논란을 낳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업무 능력이나 경력 면에서는 크게 나무랄 데 없지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도덕적 사안에서 여러 흠결이 표출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런 생각을 더욱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측근은 “‘베스트 보다는 라이트’라는 콘셉트가 박 당선인의 용인술을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그게 또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공감했다.

이런 측면에서 법조인의 경우라면 로펌 변호사와 같은 경력이 없거나 최소화하면서도 후배 법조인들의 사표(師表)가 될 만한 인사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온 시민사회 운동을 꾸준히 진행해 온 인사들도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예컨대 조무제 전 대법관의 경우, 대법관을 지냈지만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 당시 6천400만원을 신고해 고위법관 103명 중 꼴찌를 차지, ‘청빈판사’ 또는 ‘딸깍발이 판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04년 대법관 퇴임 후에는 거액이 보장된 변호사 영입 제의를 마다하고 모교(동아대) 석좌교수로 부임해 후학을 양성 중이며, 재판이 아닌 당사자 간 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는 조정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치된 부산 법원조정센터 위원장도 함께 맡아 대민(對民) 법률서비스 제공에 앞장서는 점도 ‘right’라는 원칙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공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던 손봉호 전 서울대 명예교수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학자이면서도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활발한 시민활동을 해오면서 사회 원로로 존경을 받아온 손 명예교수는 현재 나눔국민운동 대표도 맡고 있다.

지난 대선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끝까지 완주한 강지원 변호사도 이런 콘셉트에 적합할 수 있다.

강 변호사는 지난 19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청소년 선도활동에 앞장서 ‘청소년 지킴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검사 생활을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을 한 뒤에도 청소년 관련 사건을 전문적으로 맡아 ‘청소년 운동가’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06년에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초대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선거운동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혁신 운동가로 거듭났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고 올바름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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