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석된 사과,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

中 “희석된 사과,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5-08-15 00:02
수정 2015-08-1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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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도 “계획적… 교활한 담화” 비판, 英 가디언 “이웃 국가 화나게 할 위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담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중국은 담화 내용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즉각 비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담화에 대해 “아베 총리는 희석된 사과로 일관해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는 전쟁 기간 일본이 저지른 잔악한 행위에 대해 자신이 직접 사죄하는 것을 꺼렸다”면서 “특히 미래 세대는 과거사에 대해 더는 계속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침략’은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없고, 국제사회는 ‘식민 지배’와 결별해야 한다고 말해 ‘침략’과 ‘식민 지배’를 엉뚱한 곳에 붙여 희석시켰다”고 강조했다.

학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진창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아베 총리가 계획적이고 교활한 담화를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일본의 피해를 거론하며 자국 내 민족주의 정서를 챙겼고, 식민지 역사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서방의 식민지이기도 했던 동남아 국가의 양해를 구했으며 서방이 중시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언급해 성의를 표하는 등 철저히 계획적인 담화였다”면서 “그러나 당연히 담화의 중심이 돼야 할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와 가장 큰 피해를 본 중국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롄더구이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센터 부주임은 “아베 담화에는 매복이 있다”면서 “일본이 저지른 전쟁의 성격을 모호하게 희석함으로써 마치 일본이 강박과 오판에 의해 다른 국가를 침략한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펑 베이징대 객원교수는 “침략, 식민 통치, 반성, 사과의 키워드를 적절하게 배치한 것은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참의원에서 새 안보법안을 무난하게 통과시키기 위한 내치용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외신들도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새로운 사죄에 미치지 못했고 미래 세대는 사죄하도록 운명지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함으로써 이웃국을 화나게 할 위험을 안았다”고 했다. AP도 아베 총리의 담화가 “불충분한 사죄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08-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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