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대 성장에 익숙해져야…대중 수출 증가율 둔화”
중국 당국이 자국경제의 버블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다른 부문으로 위험을 전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중국경제 4대 리스크’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중국의 지방채무, 그림자금융 등의 금융리스크는 폭발이 아니라 전이(轉移)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림자금융이란 중국정부의 빡빡한 예대율 규제를 피하고자 비은행 금융회사가 고리로 빌려주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현재 그림자금융의 규모는 최대 24조위안(약 4천50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중국정부는 이 자금이 지방 부동산 등으로 흘러들어 경제의 버블을 만든다고 보고 시중 자금을 회수 중이다. 이는 당장의 높은 성장률보다는 제도개혁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은행에 돈줄이 마르는 ‘신용경색’이 일어났다. 은행간 금리가 두 배 이상 훌쩍 뛰었고, 전날 중국 주가는 장중 5% 넘게 떨어지는 등 타격도 심했다.
이와 관련, 지 연구위원은 중국의 버블이 지방정부 파산 등의 결과로 ‘폭발’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로 버블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다른 분야로 옮겨갈 수는 있다고 예상했다.
가령, 지방정부의 채무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은행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다. 또 그림자금융이 위축되면 이에 의존하던 금융기관이나 중소기업 역시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도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 연구위원은 중국이 ‘투자와 수출’에서 ‘내수와 소비’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틀면서 한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특히 중국 경제가 7%대 성장에 그치면서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연 21.3%에 달했지만, 중국이 8% 미만의 성장에 그쳤던 시기만 놓고 보면 연 2.8%로 떨어졌다.
그는 “앞으로 대 중국 수출은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중국의 7%대 성장에 익숙해지고, 중국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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