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자금유출 우려 큰 듯…개입여부는 언급 못해”
외환시장이 이틀째 ‘버냉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당국이 조만간 팔을 걷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품의 채산성과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반길 수 있지만, 지나친 급등세는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자칫 신용경색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과 관련해 “버냉키 발언 이후 시장에서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큰 것 같다”면서도 “’(개입을) 한다, 안 한다’는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165원에 가까워지면 당국이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저항선이 뚫리면 시장의 쏠림현상이 심해져 당국의 개입도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에 이어 10원 넘게 급등, 오전 10시10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8원 오른 달러당 1,157.5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장중 한때 1,159.4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이 추가 상승할 여지는 충분한 상태”라며 “당국의 개입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도 “당국이 곧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그러나 “현재로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당장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거나 ‘거시건전성 3종세트’를 동원한 대응에 나설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을 보였다.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최근의 시장 충격이 어떤 미증유의 대형 사태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이라는 ‘예상된 재료’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