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오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연합뉴스
부산에 있는 일본 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일을 놓고 일본 정부가 항의 차원에서 주한 일본대사와 부산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로 했다. 그러면서 소녀상 설치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6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은 한·일 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현재 양국 간 진행 중인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중단하고 한·일 고위급 경제협의도 연기하기로 했다.
스가 장관은 “한국 정부에 소녀상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강하게 요구했지만 현 시점에서 사태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웃 국가인데가 중요한 나라인 한국에 이번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데 대해 매우 유감이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이 언급한 ‘약속’은 2015년 12월 18일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때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임을 합의했다”고 의견을 모은 점을 가리킨 것이다.
스가 장관은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규정된 영사기관의 위엄을 침해하는 소녀상 설치는 매우 유감”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소녀상을 조기에 철거하도록 계속 한국 정부 및 관계 지자체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사무차관으로 하여금 이날 새벽(한국시간) 워싱턴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에게 소녀상 설치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조기 철거를 요구하도록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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