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여기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한파에 언 소독약 녹여가며 방역작업

상인들 “여기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한파에 언 소독약 녹여가며 방역작업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0-02-06 23:20
수정 2020-02-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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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끊긴 동대문 평화시장 방역해 보니

중앙의료원과 가깝고 2000개 점포 밀집
상인들 물건·의자 치우며 방역작업 도와
방역대원들 언 손 보고 난로 내어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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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상’ 2차 우한 교민, 국립중앙의료원 이송
‘유증상’ 2차 우한 교민, 국립중앙의료원 이송 정부의 2차 특별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인 탑승객이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0.2.1 연합뉴스
“여기요. 아니 의자 옆도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

6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평화시장.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대원 25명이 나타나자 상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 소독약을 뿌려 달라고 외친다. 마스크를 쓴 상인들도 물건이나 의자를 치우며 분주히 방역작업을 도왔다. 가게 주인들은 “방역 효과는 얼마나 가는지” “약을 뿌린 뒤 바닥을 닦아도 되는지” 등을 꼼꼼히 묻는다. 평화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국립중앙의료원과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 중 하나다. 2000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1300여명의 상인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이날 오전 기온은 영하 12도. 방역대원들은 라텍스 장갑 위에 한파를 막기 위한 장갑을 또 꼈다. 연신 핫팩으로 손과 소독약을 녹여 보지만 소독약은 이내 얼어붙었다. 몇몇 상인들은 방역대원들 옆으로 난로를 내어 줬다. 방역대원 최대현(29)씨는 “평소엔 퉁명스럽게 ‘꼭 해야 해요’라는 소릴 듣는데 요즘은 감사 인사를 많이 받는다”면서 “인체에 해가 없는 소독약을 쓰지만 상품에 최대한 닿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이날 상점과 엘리베이터 등을 직접 소독했다. 가게는 손님들의 동선을 따라 바닥을 중심으로 소독약을 뿌렸고, 엘리베이터는 손이 닿는 버튼은 물론 천장까지 꼼꼼하게 소독약을 쐈다.

설 연휴 이후 확산된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시장에는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이다. 40년간 동대문에서 장사한 김두철 평화시장㈜ 대표는 “시장에서 확진환자라도 나오면 당분간 문을 닫아야 해 불안했는데 방역이라도 하니 그나마 안심”이라면서 “올겨울은 한파가 사라져 겨울옷이 팔리지도 않았는데 신종 코로나까지 터져 더 낙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청바지 매장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의 발길도 끊기면서 손님은 평소의 10분의1 정도”라고 했다.

이날 남대문시장에서 추가 방역이 진행됐다. 20년째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현(70)씨는 “어제 온 손님은 딱 1명뿐”이라며 “마치 시장 전체에 폭탄이라도 터진 것 같다”고 한숨 지었다.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김모(57)씨는 “무조건 사람이 많은 곳을 가지 말라고 하니 시장은 온종일 파리만 날린다”면서 “집세나 관리비 낼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데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오는 14일까지 4대문 주변 전통시장 9334개 점포를 방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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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0-02-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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