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확진자 “한국 의학기술 없었다면 완치 안 됐을 것”

1번 확진자 “한국 의학기술 없었다면 완치 안 됐을 것”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0-02-06 21:44
수정 2020-02-0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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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결정되자 의료진에 감사편지 남겨…中과의 외교적 마찰 우려에 인터뷰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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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번 확진환자의 퇴원이 결정된 6일 오후 중국 국적의 1번 환자가 치료받은 인천 동구 인천시의료원에서 조승연(왼쪽) 원장과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이 취재진에게 1번 환자가 의료진에게 전달한 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번 확진환자의 퇴원이 결정된 6일 오후 중국 국적의 1번 환자가 치료받은 인천 동구 인천시의료원에서 조승연(왼쪽) 원장과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이 취재진에게 1번 환자가 의료진에게 전달한 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19일 입국과 동시에 격리 입원된 1번 확진환자는 입원 4일이 지나면서 호흡곤란이 시작되고 발열이 9일간 계속됐으나 이후 열이 내린 뒤 입원 12~13일째부터 호전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2번 확진환자에 이어 1번 확진환자인 우한 거주 중국인 여성 A(35)씨도 6일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됐다. 그는 앞서 입국 하루 전인 지난달 18일 발열·오한·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어 우한의 한 병원에서 진찰과 함께 감기약 처방을 받았으나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되지 않아 이튿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 발열 검사기에 잡혀 국가 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인천시의료원으로 입원 조치됐다.

A씨의 주치의인 김진용 인천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이날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완치 판정을 받고 이날 퇴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하늘길이 막혀 우한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한동안 국내에 머무를 예정이다. 김 전문의는 “A씨는 완치돼 음압병실에서 나갈 수 있으며, 나온 뒤 일반 환자하고 껄끄럽지 않은 수준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씨의 재감염 우려와 관련해 “충분히 고민하고 중앙임상위원회 동의 아래 만장일치로 퇴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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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환자가 격리 해제를 앞두고 한국 의료진에게 영어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 인천사진공동취재단
1호 환자가 격리 해제를 앞두고 한국 의료진에게 영어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
인천사진공동취재단
김 전문의는 어떤 신약이 가장 효과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신약 테스트를 할 때는 무작위로 배정해서 비교 연구를 해야 하며, 1명 치료 경과를 가지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문의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부터 폐렴 증상이 완화돼 PCR 검사를 거쳐 완치 여부를 판단했다. PCR 검사는 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가검물에서 리보핵산(RNA)을 채취해 진짜 환자의 것과 비교해 일정 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 판정하는 검사법이다. 감염증 증상이 없어진 지 48시간 뒤 24시간 간격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2회 나오면 완치 여부 판단 대상이 되며, 의료진은 방역 당국과 협의를 거쳐 격리 해제할 수 있다.

A씨는 완치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을 치료해 준 한국 의료진에 “구해 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영문 손편지를 전했다. A씨는 “한국의 의학기술이 없었다면 완치가 안 됐을 것”이라면서 “한국 의료진이 준 의학적 치료가 나를 감동시켰고 이 경험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남은 삶도 최대한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쓰겠다”며 고맙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당초 A씨는 얼굴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질병관리본부가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20-02-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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