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하는 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6.11.26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시청, 광화문광장 일대의 지하철역에서 승·하차한 인원은 102만 6232명(오후 8시 기준)이었다. 지난 19일의 85만 6228명에 비해 19.94%가 증가했다. 가장 많은 수가 모였던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의 122만 5520명과 비교하면 16.3% 적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오후 8시부터 청와대를 향해 9개 방향으로 일명 ‘포위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8시 현재 130만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26만명)의 많은 인파가 몰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주최측(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전국적으로 160만명이 운집했다고 전했다. 행진에는 전날 트랙터 및 화물차를 몰고 상경하다 경찰과 충돌한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도 참여했다.
행진을 하던 이모(36)씨는 “12일에 이어 다시 나왔는데 박 대통령은 스스로 더 부끄러워지지 말고 그만 퇴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범준(38)씨는 “바람 불면 촛불이 꺼진다고 해서 나왔다. 춥고 피곤하지만 내가 안 나오면 박근혜, 김진태가 좋아할 것 아니냐”며 “눈이 오고 비가 와도 촛불 안 꺼진다는 걸, 더 활활 타오른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진은 오후 8시 1분간 소등행사 직후 시작됐다. 이 행사는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이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소등을 통해 마음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고교생 김혜성(17)군은 “불을 껐을 때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 한 마음으로 모인 시민을 보니 아직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오후 4시에는 법원이 청와대로부터 200m 떨어진 신교동 교차로 앞까지의 거리 행진을 허용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청운동 일대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사직동 주민센터,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등 4개의 코스로 나눠 1차 행진에 참여했다. 전날 법원은 청와대 200m 거리의 집회를 처음으로 허용하면서 집회는 오후 5시, 행진은 오후 5시 30분까지로 제한했다. 따라서 오후 6시 경찰은 경복궁 앞 율곡로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시민들이 들어서지 못하게 차벽을 설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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