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놓지말고 한 바퀴 더 돌자”…어민들 서로 격려하며 수색 ‘구슬땀’
돌고래호 전복 사고 사흘째를 맞은 7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역은 쾌청한 날씨를 보였지만 바다에는 너울성 파도가 밀려왔다.이날 오전 8시30분께 돌고래호가 뒤집힌 채로 발견된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 현장 취재를 위해 어선 에이스호(7.31t)를 타고 접근했다.
사고현장은 추자도 근해와 달리 적막이 흘렀다. 사흘 전 10여명의 목숨을 삼켜버린 바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하자 스산한 느낌마저 들었다.
돌고래호(9.77t)보다 조금 작은 에이스호는 밀려오는 너울성 파도에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며 사방으로 기우뚱거렸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맑은 날씨였지만 선상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사고 당일 비바람이 몰아치던 때 너울이 얼마나 위협적이었을지 가늠케 했다.
돌고래호가 전복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갯바위 해역에 접근하자 유속이 빨라졌다. 흘러온 조류가 바위 사이를 통과하면서 크게 ‘쐐액… 쐐액’ 소리를 냈다.
해군과 해경의 중대형 함정이 접근하기 어려운 근해·연안은 작고 가벼운 어선들이 동원돼 실종자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수색작업에 참여한 어선 블루오션호의 김태은 선장은 “예약한 손님들이 있지만 모두 취소하고 달려왔다”면서 “생업에 지장이 많지만, 수색작전이 끝날 때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추자도 어민들은 인근 바다를 돌며 다른 어선들과 마주칠 때마다 “한 바퀴 더 돌자”, “(갯바위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마라”, “고생해”라고 서로 격려하며 수색을 독려했다.
돌고래호가 결박된 청도 인근에서는 해경 특공대(SSAT) 요원들이 바닷속으로 잠수해 수중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바닷속 상황이 만만치 않은지 요원 한 명이 해경 보트 갑판에 앉아 생수로 목을 축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사고현장 주변 바다뿐 아니라 조금 먼바다에서도 해군 등이 원거리 탐색 능력을 갖춘 초계함과 고속단정, 해상초계기, 헬리콥터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 작업에 한창인 모습이 보였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오전 수색작전에 해경 함정 25척, 해군 함정 7척, 관공선 3척, 어업지도선 1척, 민간 어선 37척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