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의도 있었냐’ 질문에 고개 좌우로 흔들어 다리 석고붕대한 채 영장실질심사 출석…가끔 얼굴 찡그리기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6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오후 3시 20분께 종로경찰서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다 나온 그는 전날 범행 현장에서 입었던 개량한복을 그대로 착용하고 오른쪽 다리에 석고붕대(깁스)를 한 채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 치아를 드러내고 웃는 얼굴이었던 김씨는 경찰서 현관에 다다른 순간에는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취재진이 북한과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 중인 사실을 언급하자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또 “북한체제에 동조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으며, 이어 북한에는 왜 갔다 왔는지 묻자 “갔다 온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살해의도가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고, 누구 지시를 받고 범행 현장에 갔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없습니다, 지금 아파요”라고 답했다.
김씨를 태운 호송차는 오후 3시 22분께 종로서를 출발해 40분쯤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경찰은 김씨가 호송차에 탑승하기 전부터 기자들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시작했고, 법원에 도착해서는 아예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이 때문에 법원 입구에서 김씨를 에워싼 경찰들과 기자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이 리퍼트 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지만, 김씨는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법원에 도착해서는 계속 얼굴을 찡그린 모습이었다.
김씨는 경찰들에게 에워싸인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영장실질심사 장소인 서울중앙지법 서관 3층에 있는 319호 법정에 올라왔다.
그가 나타나기 전부터 법원 방호원과 공익근무요원 등 20여명은 3층 복도에 늘어서서 일반 민원인들의 접근을 통제했다. 복도에서 다른 재판을 기다리던 이들에게는 법정에 들어가서 대기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승규 영장전담판사가 맡았다. 심사는 오후 4시30분께 시작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경찰이 신청한 김씨의 구속영장을 이날 오전 11시께 법원에 청구했다. 김씨에게는 살인미수와 외교사절폭행·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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