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증거인멸 우려 커…법정 출석 기대”영장실질심사 20일…법원, 구인영장 발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6일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의혹을 받고 있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모습 드러내지 않는 유병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찰 소환일인 16일 오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 입구에 검찰 소환자 취재를 위한 지점 표시가 돼 있다. 유 전 회장은 검찰 소환 통보 시각인 이날 오전 10시를 넘기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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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지만 유 전 회장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불응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주요 피의자에 대해 소환 조사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자녀들의 연이은 불출석과 잠적 등 그간의 수사상황,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영향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유 전 회장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돼 오늘 오후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0일 오후 3시 인천지법에서 최의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법원은 이날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인영장도 발부했다. 구인영장의 유효기간은 1주일이다.
구인영장은 통상 실질심사 출석이 기대될 경우 법원 앞에서 집행하지만 잠적 우려가 있으면 강제 구인에 나설 수도 있다.
따라서 실질심사에 유 전 회장이 나타나지 않으면 검찰이 강제 구인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은 독립된 사법기관이고 (유 전 회장은) 실질심사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변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만큼 종교 지도자이자 유력 기업 회장으로서 신분과 지위에 걸맞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의 소재와 관련해 검찰은 “나름대로 채널을 가동해서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도 안성 소재 금수원 내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공권력의 강제 진입에 대비해 금수원에 집결한 것과 관련 “일부 신도들이 종교를 탄압하는 불공정한 수사라고 비난하면서 일체의 법집행을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등 여러 계열사를 경영하면서 수백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배임·탈세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청해진해운과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회사 자금이 뚜렷한 이유없이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세월호 안전과 인력관리에 필요한 투자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한 점이 사고 원인으로 이어졌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소환에 불응해 잠적한 장남 대균(44)씨를 체포하기 위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대균씨) 검거에 필요한 자료를 인천지방경찰청에 충분히 인계했고 전국 경찰이 협심해 그를 검거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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