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노동계와 힘 모으지 못해”..서운함 토로하기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8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일자리 정책 알리기와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이번 주 들어 나흘째 이어지는 일자리 관련 행보로 문 후보는 노동자ㆍ서민의 밑바닥 민심을 다져 ‘일자리 대통령’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문 후보는 이날 여의도 동화빌딩 시민캠프에서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을 만나 간담회를 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노동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문 후보에게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반가운 얼굴이 많다. 참여정부 때 부딪혔던 분도 계시다”며 뼈있는 인사말을 건넨 문 후보는 참석자들의 이같은 요구에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강력한 노동개혁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그 일이 참 어렵다. 쉬웠으면 진작 해결됐다”며 “건너편에 서서 ‘문재인, 민주당 잘하나 보자’하고 보고만 있으면 (노동개혁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때 노동계와 힘을 제대로 모았으면 할 수 있는 일들조차 제대로 못한 게 있다”며 아쉬워했다.
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2003년 5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참여정부가 화물연대의 요구조건을 상당 부분 수용했음에도 두달 뒤에 2차 파업에 나서 정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오후에는 노동계를 향해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보냈다.
사립유치원 교육자의 날 행사 참석 후 공군회관에서 열린 민주캠프 노동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문 후보는 “정권교체와 함께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을 “1세대 노동변호사”라고 소개한 그는 “참여정부 때 정권과 노동계가 손잡고 노동 계획을 더 힘차게 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우리가 함께 해야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근로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이어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환경농업단체협의회 등이 주최한 ‘위기의 먹을거리, 희망을 말하다’ 간담회에 참석해 식량 주권과 먹을거리 안전문제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국정을 펼쳐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참석했으나 문 후보와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로 일자리 관련 행보를 일단락한 문 후보는 19일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와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지역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지역민심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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