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완수한다던 조국, 전격 사퇴 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曺, 전날 文대통령 찾아가 직접 사의 표명
靑 “장관 결단”… 수보회의 1시간 연기도
수보회의 전 침묵의 文
청와대 여민관에서 1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관련해 모두 발언을 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최근 여권에서 조 장관의 ‘명예 퇴진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검찰개혁 관련 패스트트랙 법안을 다음달 통과시키는 등 제도적 개혁이 일단락되는 시점에 모양새 좋게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었지 이처럼 빠를 줄은 예상치 못했다.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는 조 장관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오후 3시로 연기됐다. 조 장관의 사퇴 발표는 오후 2시에 나왔고, 문 대통령은 오후 3시에 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후 5시 38분 조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결국 조 장관 사퇴는 전날 밤늦게, 혹은 이날 오전 일찍 당정청 극소수만 알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전날 당정청회의가 끝난 후 청와대에 들어가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의 사의를 확인한 뒤 수용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리 상의한 게 아니며 조 장관의 결단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취임 35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며 차에 올라타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 방안과 관련한 2차 발표를 직접 진행한 뒤 2시간 만에 사퇴를 표명했다.
뉴스1
뉴스1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YTN 의뢰, 7∼8일·10∼11일 19세 이상 2502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0% 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0% 포인트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아침 라디오에서 지난 7일 동교동계 원로들이 이낙연 총리와 회동할 때 조 장관 퇴진을 충고했다고 밝혔다.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얘기다.
여론 때문이라면 굳이 이날 사퇴할 필요는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아무래도 여러 고민들이 계속 이어져 오지 않았나 싶고 발표문에서도 꽤 긴 분량으로 입장이 나와 있는데 가족을 지키기 위한 고민이 굉장히 컸고, 정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주변 반포대로를 가득 채운 시민들이 촛불과 함께 ‘조국수호’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검찰개혁을 촉구했던 서초동 집회는 지난 12일 9차 집회를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을 원칙주의자로만 보는 시각이 있지만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라며 “검찰개혁을 실기해서는 안 되며 흠결로 물러나는 게 아니고 개혁 과제를 일단락 짓고 나가는 모양새를 두고 ‘타이밍’을 고민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9-10-1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