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소탄실험> 북중관계 급랭…시진핑과 정상회담 물건너갈 듯

<북 수소탄실험> 북중관계 급랭…시진핑과 정상회담 물건너갈 듯

입력 2016-01-06 13:21
수정 2016-01-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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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모란봉 악단 베이징 공연 취소 이어 또다시 초대형 악재

북한이 6일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최근 해빙 조짐을 보였던 북중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전망이다.

올해 중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정상회담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북한과 중국은 1949년부터 건국, 또는 창당 기념일이나 북중우호협정 기념일, 지도자 생일, 지도자 교체시, 대규모 재해 발생 때마다 전보를 교환하며 친선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는 소원해지기 시작했고, 장성택과 친중파로 분류되는 북한내 인사들이 잇따라 처형 및 숙청되면서 완전히 얼어붙었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9일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노동당 창건 70돌 행사 참석을 계기로 북중관계 복원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이후에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달 초에는 북중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북한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北京) 공연이 공연 당일 갑작스레 취소되는 사건까지 터졌다.

공연 무산의 정확한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외교가 등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 이후 중국측이 공연 관람 인사의 격을 당 정치국원(지도자급)에서 부부장급(차관급)으로 대폭 낮춘 것이 원인이란 설이 나왔다.

모란봉악단의 공연 중 상영될 동영상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이 들어 있는 것이 문제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쪽이 사실이든 심각한 불화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누차 강조한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모처럼 해빙 무드로 돌아선 북중관계를 원점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측은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북한으로부터 사전에 실험 계획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가 이뤄지면서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김 제1위원장은 집권 후 올해까지 5년 연속 외국 정상과 회담을 갖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이 당장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압박을 받더라도 핵능력을 키워 판 자체를 북한이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에는 북한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점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해석도 나온다.

중국에 전략적 자산이라는 가치보다 전략적 부담을 과시함으로써 중국이 북한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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