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소탄’실험> 모란봉 이어 또 뒤통수맞은 中, 제재 동참할 듯

<북 ‘수소탄’실험> 모란봉 이어 또 뒤통수맞은 中, 제재 동참할 듯

입력 2016-01-06 15:45
수정 2016-01-06 15:4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안보리 결의안은 동참…양자제재 여부 관심작년 12월 모란봉악단 베이징공연 무산도 북한 수소폭탄 보유발언 관련

북한이 6일 “수소탄 형태의 제4차 핵실험을 전격 단행했다”고 주장,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섰던 중국으로서는 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북한이 지난달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을 취소한 것이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둘러싼 북중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추측에 이은 또다른 악재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강하게 분노하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와 북중 관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과거 3차례의 북한 핵실험 당시로 미뤄볼 때 ‘단호한 반대’ 수준의 강력한 비판 성명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이 강행된 2013년 2월 12일 곧바로 외교부 성명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무시하고 재차 핵실험을 실시했으며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갓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한달 뒤인 3월 초에 이뤄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2094호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중국 정부는 1∼2차 핵실험 때보다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또 원유공급 중단 등을 비롯한 자체적인 대북 제재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지도부가 이번 수소폭탄 실험에서 느끼는 충격과 분노감은 제3차 핵실험 당시 이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보당국은 과거 핵실험 때와 달리 북한이 중국에도 사전 통보를 하지 않고 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전격적으로 파견하며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에 나섰던 중국이 느끼는 배신감은 ‘당혹감’ 수준을 넘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류 상무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중간 전통적인 혈맹관계를 부각하며 고위급 정치대화, 경제교류 등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북한을 향해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었다.

이는 시 주석이 류 상무위원을 통해 김 제1위원장에게 ‘핵보유’만큼은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감행한 제4차 핵실험은 시 주석 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는 판단을 하는데 충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수소탄 실험으로 북핵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수년째 공전중인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중국이 쏟아온 노력도 무색해지게 됐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면 과거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 찬성표를 던질 공산이 크다. 이와 별도로 자체적인 대북 제재도 취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외교 소식통은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중국은 대북 결의안 논의가 시작되면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국이 양자자원에서 대북 제재를 취할지 여부가 관심사”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외교부가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불러 강력한 항의를 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이 중국 측을 향해 반발하고 나설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번 수소탄 실험이 표면적으로는 미국을 겨냥했지만,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 무산 이후인 지난달 29일 북한 관영 언론이 중국을 향해 우회적인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일부 유관국들은 전쟁 위기에 중립을 지켰다”며 중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수소탄 실험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조기 방중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고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 역시 매우 희박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언론이 전망한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의 1월 방북 가능성 역시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