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패에 따라 입지 좌우…전당대회서 격돌 가능성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위원장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한 가운데 6·4 지방선거 결과가 야권의 새로운 권력지형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김 대표와 안 위원장 투톱 임시지도부가 진두지휘할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신당내 입지와 전체 역학구도가 출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후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을 놓고 계파간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 뽑히는 2년 임기의 지도부는 2016년 총선 공천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으로선 지방선거 국면을 맞아 명운을 건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야권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차단, 양측 사이에 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주요 격전지별로 대혼전 양상이 빚어지면서 2010년 6·2 지방선거 때의 광역단체장 8곳 석권에 준하는 성과를 거둘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일단 3월말 창당 전대에서는 김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의 ‘투톱체제’가 이끄는 임시지도부 구성을 추인한 뒤 지방선거 후 적정한 시점에 다시 전대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는 쪽으로 양측간에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당내 주도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열이 약화될 수 있는데다 지역위원장 및 대의원 선출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물리적으로도 촉박한데 따른 것이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명실상부한 ‘신(新)주류 연합세력’으로 자리매김, 장악력을 더욱 높이면서 차기 당권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손학규 상임고문도 ‘김-안 연합군’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일각에서 점쳐지며, 중간지대 그룹이 대거 신주류쪽으로 몰리면서 힘쏠림 현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같은 지형 재편이 현실화된다면 안 위원장의 ‘라이벌’인 문재인 의원을 정점으로 한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소수파로 전락, 당분간 급격한 세위축을 겪을 공산이 크다. 야권 일각에서 거론돼온 ‘친노 소외론’이 현실화되는 동시에 아직 ‘루머’ 수준인 ‘김 대표 당권, 안 위원장 대권’ 역할분담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반대로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김-안 투톱’이 책임론에 휘말리면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전대에서 당권을 탈환하기 위한 친노의 대반격 시도가 예상되면서 신주류와 친노간 정면충돌이 정해진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명성을 강조해온 486 강경파도 친노와 보조를 맞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 전대 시기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공산이 적지 않다. ‘미니총선’을 방불케 한 7월 재보선 전이냐 후냐가 관건이다.
지방선거 승리시 김-안 지도부가 7월 재보선까지 지휘할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면모일신을 내세운 ‘조기 전대론’이 고개를 들면서 재보선 공천권을 둘러싼 내홍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