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심리전 관련 지시·규정 불명확…일부 일탈행위 발생
군 수사기관이 국군사이버사령부 ‘정치글’ 작성 의혹과 관련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 등 30여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군의 한 소식통은 20일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과 지휘계선을 포함한 수사대상은 현재 30여명 수준”이라며 “상당수 압수수색을 했고 계속 압수수색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압수수색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면서 “의심이 되는 요원은 모두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5일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육군 준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했다.
100명 이상으로 알려진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 전원이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기관은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이 윗선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정치적 성향의 글을 올렸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조직적이냐, 개인적이냐를 딱 잘라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북한의 심리전에 대응하는 업무를 하면서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 요원은 개인적으로 (정치글 작성을) 한 것도 나오고 지시사항이 있을 때만 (글을 올린) 것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런 지시사항도 명확하지 않고 규정도 제대로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북한의 선전·선동에 대응하는 글을 올리는 업무를 하면서 일부 요원은 개인 트위터 아이디 등으로 정치적 성향의 글 뿐아니라 심지어 선거 관련 글까지 올리는 ‘일탈행위’를 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사이버사의 심리전 활동과 관련, 정치적 행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 중이다.
북한의 대남 심리전 활동을 무력화하는 사이버사령부의 대응 활동이 정치개입이란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에 임무 영역을 명확히 규정하겠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사이버사가 국정원의 지침을 받고 심리전을 수행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이 남파 간첩, 국내 들어온 테러분자, 종북세력 동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있다”며 “정보교류를 하는 것이지 지침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사이버사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블랙북’에 대해서는 “북한의 해킹으로 인한 사이버 침해 상황과 북한이 운영하는 사이트 동향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합참, 국방부, 청와대 위기관리실 등에 50여 부가 배부되며 기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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