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특위·특검 수용엔 동상이몽… ‘예산’은 연내 처리 가능성

여야, 특위·특검 수용엔 동상이몽… ‘예산’은 연내 처리 가능성

입력 2013-11-19 00:00
수정 2013-11-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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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첫 시정연설] ‘정국 해법’ 공 받은 국회

박근혜 대통령의 18일 국회 시정연설 직후 새누리당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특위 설치를 수용한 것은 당청이 ‘국회 정상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교감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후속대책인 셈이다. 청와대의 유럽 순방 기간 동안 청와대와 여당 사이 물밑 교감이 있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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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환영하는 새누리
기립박수… 환영하는 새누리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 연단으로 걸어가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기립해 박수치며 환영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시정연설 직후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사법부 판단과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원론적 언급 일색이었지만 이날 연설에선 ‘국회 안에서 논의 못할 주제가 없다’ ‘여야 간 합의’ ‘국민의 뜻’을 강조했다. 적어도 국회가 정국을 풀 핵심열쇠인 특검·특위에 대해 포괄적 논의를 하고 합의점을 도출할 여지를 둔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연설 직후 민주당 반발에 이어 국토교통위·정무위 전체회의 취소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은 급하게 특위 제안을 들고 나왔다.

그래도 당장 얽힌 정국을 풀기엔 여야의 간극이 아직 크다. 새누리당은 국회 정상화를 전제로 특위를 수용했지만 특검 도입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로 선을 그었다. 황우여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일단 특위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고 또 기회가 된다면 (특검을) 검토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야당이 국정원을 개혁하겠다는 본질을 여권이 존중하면서 국민을 보면서 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요구하는 회의록 유출 관련 의혹은) 검찰 수사 중인데다 무조건 특검을 받은 전례가 없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새누리당의 특위 수용은 진일보한 자세이긴 하지만 특검에 대한 논의도 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야당이 제기한 건 특검과 특위인데 하나만 받겠다는 것은 ‘동문서답’”이라면서 “하나만 수용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양특 수용‘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야가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그 고리는 ‘예산’이 될 전망이다. 예산을 연내에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은 여당으로서는 ‘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가장 피해야 할 일이다. 이는 야당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역풍으로 작용한다. 이날 민주당이 많은 고민 끝에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것도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연내 예산 통과는 요즘 민심이 정치권의 1년을 평가하는 기준이 돼 가고 있다”는 데에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또 한편으로 민주당은 야권공조의 한 축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특검 등과 예산안·법안 처리 연계를 반대하고 있어 전략적 절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3-11-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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