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외교관 출신불구 한달새 국회의원 200명 접촉朴대통령 귀국 후 ‘추석전 회담’ 필요성 보고한듯
박근혜 대통령이 전격 제안한 ‘국회 3자회담’ 을 민주당이 13일 수용하면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의 ‘숨은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박 수석은 지난달 5일 ‘제2기 청와대 참모진’으로 발탁됐지만 정치 경험이 ‘전무’한 직업외교관 출신이어서 과연 국회와 소통하며 국정현안에 관한 정무적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
임명 시점도 민주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장외투쟁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터라 여권 내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기류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달리 박 수석은 임명되자마자 부지런히 움직였다. 정치권에도 적지않은 지인이 있고 언론계 등 각계로 ‘마당발’로 통하는 그가 거의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을 중심으로 여야 의원을 두루 접촉하며 친분을 쌓았고 청와대 공식회의나 행사가 없을 때는 여의도 정치인들과 자주 식사기회를 가지며 ‘스킨십’을 강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은 일천한 정무경험을 극복하기 위해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무장, 임명 이후 전체의 3분의 2 가량인 200여명의 국회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박 수석은 의원들과 접촉하며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나 원칙을 충실히 전달하는 한편 자신이 만난 야당 의원들의 의견이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박 대통령에게 있는대로 보고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최근 러시아ㆍ베트남 순방 기간에도 그는 다양한 형태로 박 대통령에게 정국 상황에 대한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은 경색된 정국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커진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과정에 대해 “여야 대표들이 꽤 많이 협의했다. 청와대가 끼어들어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공(功)을 여야 대표에게 돌렸다.
하지만 결국 박 대통령이 ‘국회 3자회담’을 결정하기까지는 ‘추석전 회담’ 필요성이 절실했던 여야 정치권 기류에 대한 그의 보고와 나름의 판단이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평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