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朴대통령에게 단독회담 공식 제안 일부 ‘박근혜 퇴진’ 구호…민주 “대선불복 아냐”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파행과 관련해 장외투쟁 사흘째를 맞이한 민주당은 3일 처음으로 대규모 대중집회를 열고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이 이날 오후 6시부터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보고대회’에는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 127명 가운데 112명이 참석해 모처럼 당의 결속을 과시했다. 전날까지 당의 장외투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조경태 최고위원은 참석했지만 문재인 의원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전체 참석자가 1만5천여 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사’들은 한목소리로 국정원 국정조사 정상화, 국정원 개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사과할 일이 있으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솔직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부끄러움이 없다면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국조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도 “국조 증인으로 원판(원세훈·김용판)이 나와야지 복제판이 나와선 안 된다”며 관중의 호응을 끌어냈다.
여성 의원들은 흰 셔츠에 청바지를 맞춰 입고 나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불렀고, 무대 앞에 앉아 있던 의원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제창하며 보조를 맞춰 정치집회가 아닌 ‘문화제’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어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 주최로 같은 장소에서 열린 5차 ‘국민 촛불대회’에도 참여했다. ‘자율적 참여’라는 선택지를 남겼지만 김 대표를 비롯해 대부분 의원들은 자리를 지키며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의원들도 거리낌없이 전달받은 촛불을 들었고, 김 대표와 전 원내대표도 촛불을 밝히며 대열에 합류했다.
향후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위한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은 하지만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선 불복’ 프레임에 엮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극도로 조심했다.
지도부는 앞서 국민보고대회에서 무너진 국기(國基)를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대형 태극기를 받아 무대 위에서 펼쳐들었다.
대선 불복을 암시하는 어떤 구호도 나오지 않게 하라는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 개혁 등의 메시지로만 손팻말을 만들었다.
그러나 시민단체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OUT’ 등 박 대통령의 퇴진과 대선 불복을 암시하는 손팻말이 등장했고 일부 시민은 “박근혜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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