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안보위협 속 정부조직법 때문에 불참…걱정스럽고 안타까워”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27일 새정부 청와대 첫 회의에 불참하면서 ‘안보구멍’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특히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안보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이 실질적인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면서 추가 핵실험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원활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청와대 집현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새 정부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오른쪽 자리가 김 내정자의 자리였지만 비어 있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김장수 안보실장이 오늘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또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해서 안보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 첫 수석회의에도 참석을 못한다는 것이 정말 걱정스럽고 안타깝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것이 다 국민을 위한 것인데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장수 안보실장 내정자는 신설된 정부조직 기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청와대 3실장 9수석 중 유일하게 정식으로 인선 재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가 안보관련 보고 청취 및 안보 유관분야 협의 등 공식적 업무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안보실장 산하 국제협력, 정보융합, 위기관리 등 3개 분야 비서관 내정자들도 관련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3차 북핵 사태 이후 안보 정국에서 자신이 대선 공약을 통해 신설된 국가안보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 그동안 수 차례 강조해온 ‘안보 대통령’으로서의 안타까움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이 불거지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약속대통령 못지않게 안보대통령을 자부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1979년 청와대 영애 시절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제일 먼저 한 언급이 “전방은요?”이었다고 스스로 자서전에 소개할 정도로 투철한 안보의지가 녹아있는 발언이기도 하다는 것이 한 측근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김 내정자의 불참을 안타까워 한 발언에 정치와 국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은 여야 정치권이 국민 행복이 아니라 당리당략만을 내세워 기싸움을 하는데 대한 비판적 시각을 에둘러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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