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새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하면서 총리 임명 동의안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진행된다. 인사청문특위는 인사청문요청서가 회부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청문회 종료일부터 3일 이내에 인사청문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김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시기는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 및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시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9~11일이 설 연휴인 만큼 연휴 직전이나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특위는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국회 의석수에 따라 새누리당에 7명, 민주통합당 등 야당에 6명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명자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온도차가 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민주당의 경우 책임총리로서의 자질 등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어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새누리당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 속에서 김 지명자를 박 당선인이 강조해 온 법치와 원칙, 헌법 가치를 잘 구현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지명자가 법조계의 신망을 받는 것은 그가 과거 판사,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또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회통합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김 지명자가 박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로서 능력과 자질을 보여줬는지 의문”이라고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민주당은 김 지명자가 헌법재판소장 재직 시 판결 내용 등에 대해서도 현미경을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김 지명자가 법관 시절 소신 있는 판결로 유명했지만,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벌을 위한 5ㆍ18 특별법이 합헌 판결이 났을 때 헌법재판소장이던 김 지명자는 한정위헌 의견을 냈다”면서 “이는 명백히 헌정질서를 파괴한 쿠데타나 광주 학살 범죄의 중대성을 경시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사퇴를 촉구해온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김 지명자의 임명동의까지 강하게 반대할 경우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특히 김 지명자가 사회통합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결정적인 흠결이 나오지 않는 한 끝까지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인 한승수 전 총리의 임명동의안은 여야 간에 공방 속에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2월29일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