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文 담합의혹 확산
민주통합당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시비 과정에서 불거진 ‘이해찬·문재인 담합’ 의혹이 대선 후보 경선을 흔들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파행 사태를 간신히 봉합하고 28일 강원 경선을 재개했지만 손학규·김두관 등 비문재인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문재인 후보를 돕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문재인 캠프의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의혹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밝히겠다며 조사에 착수해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직선거법상으로는 예비후보자 본인 이외의 사람은 전화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중앙선관위 측은 “사실 관계를 먼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전날 이해찬 당 대표 등이 수신자로 설정된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지침’ 내부 이메일을 공개한 손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선거대책본부 전체회의를 갖고 진실 규명을 다짐했다. 그는 “당 지도부와 당권파의 문제점이 상당부분 드러났다. 진실을 밝혀 당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도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은 사실상 콜센터를 운영해 지지를 유도한 불법 선거나 다름없다.”며 논란에 가세했다. 김 후보 측은 지난해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불법 콜센터 운영으로 물의를 빚은 엄기영 후보 사례를 언급하며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에도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손·김 후보의 ‘비문(非文)연대’가 경선 파행 사태를 거치며 한층 공고해진 모양새다. 이들은 ‘이·문 담합’ 의혹을 파헤쳐 역전극을 이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결선에서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손 후보는 선대본부 회의에서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120척, 1200척의 배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은 전화투표 독려팀 논란에 대해 “실무자의 실수”라고 선을 긋고 전열을 재정비해 대세론 굳히기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불공정 논란으로 대세론의 빛이 바래고 중앙선관위까지 진상 조사에 나서면서 속으로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의 지도력도 이번 일로 도마에 올랐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2012-08-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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