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文 연대’ 속 결선 전 단일화 추진설도 ‘고개’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모바일투표 불공정성 파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손학규, 김두관 후보가 경선 전략을 놓고 일정부분 궤도수정에 들어갔다.이들 ‘비문’(비문재인) 주자는 공동전선을 펴며 친노 주류와 전면전에 나선 듯했지만 공세의 수위를 낮추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흐름이다.
두 후보는 경선 복귀를 선언한 지난 27일만 해도 ‘패권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문(이해찬-문재인) 담합론’을 정면 제기하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경선 정상화 후 처음으로 치러진 28일 강원 경선에서 두 후보는 전날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합동 유세에서 친노 당권파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삼갔고, 강원 경선 직후 열린 TV토론에서도 문 후보를 향한 협공은 사라진 채 정책 검증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는 모바일투표 재검표 결과 확인된 미투표 처리 규모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네거티브 공세에 치우치는 듯한 양상이 연출될 경우 오히려 역풍에 직면, ‘문재인 대세론’을 고착시키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손 후보측 인사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파행 사태에 따른 바닥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도 외부에 각을 세우기보다는 내부를 추스르면서 정책ㆍ비전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측도 “극심한 대치국면으로 흐를 경우 국민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질 것”이라며 “일단 후보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 당 전체를 살리고 파이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캠프 차원에선 경선 관리의 문제점을 계속 거론하되 후보는 정책ㆍ비전을 부각하는 쪽으로 역할분담식 투트랙 전략이 구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의 독주체제가 가속화되면서 두 후보 진영간 ‘비문 연대’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양측 모두 문 후보가 결선 없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상황만은 막아야만 역전의 승산이 있다는 절박함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 일각에서는 문 후보의 독주가 굳어질 경우 마지막 승부처로 ‘결선 전 단일화’ 논의가 추진되는 시나리오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오고 있다.
두 캠프 관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라며 “최대 분수령인 호남에서까지 문 후보와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결선 전 단일화 논의가 거론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각자의 파이를 키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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