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번영·北의 불평등 가른 열쇠… 노벨경제학상에 미국 교수 3명 영예

한국의 번영·北의 불평등 가른 열쇠… 노벨경제학상에 미국 교수 3명 영예

곽소영 기자
입력 2024-10-15 00:47
수정 2024-10-1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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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빈부’ 다룬 아제모을루팀

경제·사회적 제도가 소득 격차 결정
성공·실패 대표적 사례로 남북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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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테오렐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국가의 번영을 위한 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스톡홀름 AFP 연합뉴스
얀 테오렐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국가의 번영을 위한 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스톡홀름 AFP 연합뉴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사회제도가 국가 번영과 불평등에 미치는 연구에 천착한 경제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다론 아제모을루(57)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사이먼 존슨(61)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64) 시카고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야코브 스벤손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위원장은 “국가 간 엄청난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이들 3명은 세계에서 부유한 상위 20% 국가는 가난한 하위 20%의 국가보다 약 30배 더 부유하다는 점을 연구하고 경제·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충격적이고 놀라운 소식”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금 민주주의 국가가 힘든 길을 지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더 청렴한 통치 체제로서 지위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슨 교수는 “포괄적인 민주주의는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계 미국인인 아제모을루 교수는 2005년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다. 그의 대표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국가 간 빈부 격차가 왜 나타나는지를 분석한 경제학 베스트셀러다. 로빈슨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 책을 필독서로 꼽기도 했다.

이들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지에 대한 연구에 천착했고 국가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제도’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포용적 제도’를 구축한 나라에서 경제성장과 국가 번영이 이뤄진다고 봤다. 반대로 소수집단에 부와 권력이 집중된 ‘착취적 제도’란 개념도 제시했다. 고전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자유무역을 국가 번영의 핵심으로 설명했다면 이들은 현대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제도가 나라의 부를 창출한다고 본 것이다.

두 사람은 성공과 실패가 갈린 대표적 국가로 한국과 북한을 꼽았다. 사유재산이 보장되는 한국의 경쟁 체제와 일부 집단이 더 큰 이익을 챙기는 북한의 착취적 제도가 경제의 성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아제모을루 교수 밑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아제모을루 교수의 3부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좁은 회랑·권력과 진보’는 경제는 경제학만으론 풀지 못하며 사회문제를 함께 보며 답을 찾아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한다”면서 “경제학의 좁은 시야를 넘어 사회 발전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정치학자처럼 고민했다”고 평가했다.

노벨경제학상은 1901년부터 시상된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1969년부터 수여됐다. 수상자는 메달과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00만원)를 받는다.
2024-10-1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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