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유예 6개월… “이젠 日이 답할 때”

지소미아 종료 유예 6개월… “이젠 日이 답할 때”

박기석 기자
입력 2020-05-12 22:04
수정 2020-05-1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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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왜 지금 최후통첩했나

시간 더 끌면 지소미아 사실상 복원하는 셈
양측 물밑 대화 지지부진… 최종 타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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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20.5.4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20.5.4
AP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에 이달 말까지 대한국 수출규제 관련 입장을 제시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은 지난해 11월 유예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 발표 당시 연기 기간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수개월 정도로 판단했었다. 지소미아는 일방이 종료 통보를 하지 않으면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기에 종료 연기가 1년 가까이 간다면 사실상 지소미아가 복원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소미아를 원상 복원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먼저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본이 수출규제 관련 협의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정부로서도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한 지 6개월이 되는 시점에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가능성을 최종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외교 당국은 지난달 일본의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논의하는 국장급 협의를 화상으로 개최했으나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양측이 그동안 물밑 대화를 해 왔는데, 일본 측에서 성의를 안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중단했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절차를 재개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기다리든지 말든지 할 텐데, 일본의 태도가 똑같다면 우리 정부는 더 기다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일본의 답변을 받은 뒤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면서도 “아직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본격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 지금은 일본이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어려워진 우리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제거해 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해소해 주는 게 좋겠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굳이 5월 말 시한을 선정한 것은 우리도 원상회복을 위한 사유가 해소됐기 때문에 더이상 시간을 제한할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0-05-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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