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다녀왔어”

[마감 후] “다녀왔어”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24-11-21 02:57
수정 2024-11-21 02: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여보, 나 다녀올게. 아가들, 아빠 갔다 올게.”

인사하면 목이 멘다. 그것은 내 힘으로는 도무지 완결할 수 없는 약속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데 12시간 뒤를 기약할 도리가 없다.

몇 해 전 서너 달 간격으로 지인 둘이 사고로 죽었다. 사는 게 허망해서 견딜 수 없었다. 둘 다 30대였다. A가 내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메시지는 “감사해요. 다녀와서 인사드릴게요”였다. B가 내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형, 다녀와서 ○○○이랑 같이 봐. 내가 자리 한 번 만들게”였다.

신화 속 정의의 여신 디케는 안대로 눈을 가리고 한 손에 저울,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었다. 여신은 편견 없이 공평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한다. 내 상상 속 사신(死神)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손에 낫을 들었다. 사신은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낫을 휘두른다.

옛사람들은 ‘대문 밖이 저승’이라고 했다. 멀쩡했던 땅이 꺼져서 사람이 죽고 다친다. 참말로 대문 밖이 저승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전국에서 2085개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두 명이 죽고 71명이 다쳤다.

여러 이유로 땅은 꺼진다. 낡은 하수관이 주범 중 하나다. 하수관이 낡으면 부서지고 갈라진다. 그 구멍과 틈으로 물이 새어 나온다. 이 물이 땅속의 흙을 쓸어간다. 흙이 쓸려나간 곳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빈 곳 ‘공동’이다. 공동 위 땅으로 차가 다니고 사람이 다닌다. 땅이 꺼지지 않고 배길 수 없다.

서울시 땅 밑엔 1만 838㎞의 하수관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낡았다. 보통 20년 이상 30년 미만 하수관을 잠재적 노후 하수관, 30년 이상을 노후 하수관으로 분류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하수관의 10.7%(1164㎞)가 잠재적 노후 하수관이다. 55.6%(6017㎞)는 30년 이상 노후 하수관이다. 노후 하수관의 54.0%(3248㎞)는 묻은 지 50년이 넘은 초고령 하수관이다.

서울시 등은 지표투과레이더(GPR)를 설치한 차를 끌고 곳곳을 다니면서 땅 밑에 공동이 없는지 살핀다. 현재 기술로는 지하 2m까지만 확인할 수 있다. 그 밑에 웅크린 공동은 알아채지 못한다.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짜리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도 GPR 검사를 통과한 땅에서 나타났다.

낡은 하수관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고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거기엔 돈이 든다. 많은 돈이 든다. 서울시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노후 하수관 662㎞를 정비하는 데에 1조 2200억원이 들었다. 현재 노후 하수관이 6017㎞인 점을 감안하면, 46년간 최소 11조 2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 것이다. 낡은 하수관을 검사하고 고치는 와중에 또 다른 하수관이 늙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능력 밖 일이다. 정부의 결단이, 지원이 필요하다.

“여보, 나 왔어. 아가들, 아빠 왔다”고 말할 수 있는 날들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강신 사회2부 기자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이끄는 이민옥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동3)이 지난 18일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법인설립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이 위원장은 축사를 맡아 자원봉사가 지닌 사회적 가치를 짚어보고 미래세대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미래세대 성장의 힘, 자원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오후 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펼쳐졌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교육청과 대학, 기업 등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워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 봉사학습 및 서울동행 청년 봉사의 사회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서울형 자원봉사 정책 제시 ▲교육청·대학·기업 등 영역별 협력을 통한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 도출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발제에서는 이선미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왜 지금, 미래세대에게 봉사 경험인가”를 주제로 자원봉사의 교육적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분석했고, 김자옥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팀장이 “배움과 성장을 잇는 서울형 미래세대 자원봉사”를 주제로 서울형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진경 광운대 교수를
thumbnail -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이미지 확대
강신 사회2부 기자
강신 사회2부 기자
2024-11-21 3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서울신문 신규가입 & 케찹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