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만난 체코와 한국…특별한 감동 선사한 브르노 필하모닉

음악으로 만난 체코와 한국…특별한 감동 선사한 브르노 필하모닉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10-03 18:17
수정 2024-10-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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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브르노 필하모닉이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이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윤이상의 음악으로 시작해 드보르자크의 음악으로 끝났다.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이 한국과 체코를 음악으로 만나게 하면서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브르노 필이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지휘자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 협연자 피아니스트 신창용과 함께 내한 공연을 열었다. 브르노필은 체코 제2의 도시인 브르노에서 활동하며 체코의 토속적인 민족주의 색채를 담아내는 박력 있는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정평이 난 단체다.

이날 연주의 시작은 윤이상의 ‘서주와 추상’으로 시작했다. 데이비스는 윤이상 전문가로 통하는 지휘자로 과거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아티스트로도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윤이상에 대해 “한국 음악과 유럽 음악을 독특하게 결합한 음악가”로 표현했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날 공연은 데이비스가 지휘하는 윤이상 곡을 듣는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었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신창용과 함께 협연했다. 신창용은 초반부터 작정하고 몰입하며 객석에 강렬한 울림을 전했고 천장이 뚫릴 것 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연주를 이어 나갔다. 초반에는 악단과 호흡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모습이 나왔지만 점차 호흡을 맞춰가며 곡이 지닌 커다란 감동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선사했다.

2부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8번’이 준비됐다. 체코 악단의 들려주는 체코 작곡가의 연주라는 점에서 객석 역시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데이비스의 지휘 아래 악기들끼리 부드러운 음색이 어우러지며 브르노 필의 잘 조직된 사운드가 뿜어져 나왔다. 작품의 포인트 중 하나인 플루트 소리가 투명하게 빛났고 금관 파트가 현악 파트와 잘 조화되면서 블렌딩이 잘 된, 향이 좋은 커피 같은 연주가 이어졌다. 본토에서 온 남다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무대였다.

특별히 이날 공연은 윤이상으로 시작해 드보르자크로 끝내면서 한국과 체코가 만났던 시간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2일 서울, 3일 광주 공연을 마친 브르노 필은 4일 경북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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