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2005년부터 미국 첩보활동에 ‘민감’
미국이 지난 3월 새로운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 소집에 앞서 바티칸에 있던 추기경들을 도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는 ‘미국 국가안보국(NSA) 교황도 도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이 현재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을 포함해 바티칸을 중심으로 오가는 전화통화를 엿들었다고 보도했다고 AFP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이 바티칸도 도청했다는 이 같은 보도는 미국의 비밀문서 공개사이트 ‘크립톰’(Cryptome)이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월초까지 이탈리아의 전화통화 4천600만 건을 엿들었다는 보고서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파노라마는 이탈리아의 전화통화 도청 건수 중에는 바티칸을 중심으로 오고간 전화통화도 포함된 것이 분명하다면서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베르고를리오 추기경은 2005년부터 미국의 이런 비밀첩보 활동에 대해 민감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또 미국이 콘클라베 전날까지 고위 성직자들의 대화를 엿들었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교황이 될 사람의 대화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청된 대화는 크게 지도자가 되려는 의도, 재정 시스템에 대한 위협, 외교정책 목표, 인권 등 4개 분야로 분류됐다고 이 잡지는 주장했다.
그러나 바티칸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우리는 그런 사실을 들은 바 없고 또 그것에 대해 우려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바티칸을 도청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비밀을 중요하게 여기는 바티칸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특히 콘클라베는 시스티나 성당에 추기경들이 모여 회의를 할 때 무심코 비밀을 이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휴대전화 방해 전파를 쏘는 장치도 갖춰지는 등 비밀에 가득 찬 것으로 유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