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국가정보국장 “세계 최우선 타깃은 美대통령…모든 국가가 도청”
미국이 오늘날 사이버 전쟁에서 지고 있으며, 정부가 중요 컴퓨터 시스템을 보호하고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이른바 ‘사이버 진주만 공격’으로 볼 수 있는 대규모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마이크 매코넬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 국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블룸버그 사이버안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 무방비였고, 준비도 안 된 상태였다. 언제나 위기 이후에야 공동체 의식을 만들겠다고 반응해 왔다”고 꼬집었다.
숱한 사전 경고에도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기는커녕 일이 벌어진 뒤에야 호들갑을 떠는 늑장 대처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기업들이 소비자나 사업 파트너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위험을 우려하는 탓에 해커 공격에 대비해 기업들의 자발적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고도 지적했다.
현재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외주 컨설팅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그룹의 부회장으로 있는 매코넬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NSA의 도청 의혹을 놓고 “메르켈 총리는 전화가 감시당했다는 것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세계의 최우선 타깃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모든 국가가 도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코넬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의 무차별 정보수집 행태를 담은 기밀문서를 폭로한 것을 두고 “그는 적들에게 (모든 전술이 담긴) ‘플레이북’을 넘겼고 피해를 줬다”고 비난했다.
매코넬이 현재 몸담고 있는 부즈앨런해밀턴그룹은 스노든이 미국의 무차별 정보수집의 근거를 얻어내기 위해 취업했던 곳으로, 스노든은 폭로 이후 직업 윤리 문제 등으로 해고됐다.
매코넬은 아울러 이란 해커들이 2012년 1월 시작한 사이버 공격에서 미국 내 주요 은행 네트워크에 침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제재로 고통받는 이란이 미국에 대규모 반격을 가할 기회를 노리고 있고, 이미 사이버 공격을 통해 약점을 찾았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