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정보수집 “그럴수 있지 뭐”…서방국과 대조

러, 美 정보수집 “그럴수 있지 뭐”…서방국과 대조

입력 2013-10-31 00:00
수정 2013-10-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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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 외무 “모두가 다 아는 일, 공개 언급한 것이 화근””미국과 유사 활동 해왔음을 간접 시인한 것”관측도

러시아가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무차별 수집 논란과 관련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서방 각국이 미국의 정보 수집 활동에 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해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 국가보안국(NSA)의 무차별 도·감청 활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별로 새로울 게 없다고 답했다.

라브로프는 “모두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적어도 추정하고 있었다”며 “현재 이 같은 소란이 이는 것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말해오지 않던 것을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다소 지겨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브로프는 공개적으로 언급해선 안 되는 영역들이 있으며 여기엔 도·감청 문제뿐 아니라 다른 주제들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자신은 이런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을 일은 우리도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정보기관들의 도·감청 활동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활동도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 미국 정보기관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 정보 당국이 유럽 국가 국민은 물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최소 35개국 이상 국가 정상들의 휴대전화까지 무차별 도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의 무차별 도·감청 활동에 대한 러시아의 이 같은 관대한 태도는 스스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와 라 스탐파(La Stampa)는 익명의 유럽연합(EU)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달 자국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 지도자들을 상대로 정보수집 활동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준 보조기억장치 USB와 휴대전화 충전기가 도청에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러시아가 주요국 정상들의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도청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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