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폴트협상 명암…중도 두각·급진 ‘티파티’ 주춤

美디폴트협상 명암…중도 두각·급진 ‘티파티’ 주춤

입력 2013-10-17 00:00
수정 2013-10-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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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실용 성향 여성·초선 상원의원 실무협상 주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해소와 국가디폴트(채무불이행) 차단을 위한 정치권 협상에서는 중도 실용 노선의 상원의원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반면 보수성향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를 등에 업은 공화당의 급진 보수 의원들은 이름값을 올리긴 했으나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공화 양당이 16일(현지시간) 타결한 합의안의 초안을 마련한 것은 3선 여성의원인 수전 콜린스(공화·메인)와 초선의 조 맨신(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이 이끈 이른바 ‘초당적 12인 그룹’이었다.

이들 외에도 민주당에서 에이미 클로버철(미네소타), 진 샤힌(뉴햄프셔), 마크 프리어(아칸소), 하이디 하이트캠프(노스다코타), 조 도넬리(인디애나) 의원이, 공화당에서 존 매케인(애리조나), 마이크 조한스(네브래스카), 켈리 에이요트(뉴햄프셔), 마크 커크(일리노이), 리사 머코우스키(알래스카) 의원이 12인 그룹을 형성하고 실무협상을 주도했다.

이밖에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교섭단체에 속해 있는 앵거스 킹(메인) 의원도 함께 활동했다.

이들 가운데 무려 6명이 여성이고, 5명이 초선의원이다. 또 3명은 지난해 말 선거에서 당선된 1년차 ‘초짜 의원’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는 경륜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이번 협상에서 양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미치 매코널 의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이들 상원의원이 물밑협상을 거듭하면서 실무 중재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들 의원의 공통점으로 ‘실용적 중도 성향’을 꼽았다. 극우 성향의 티파티나 급진적인 진보진영의 논리에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콜린스 의원은 지난 2009년 경기부양법안을 비롯해 민주당 주도의 정책에 찬성표를 종종 던지는 것으로 유명했고, 맨신 의원도 최근 총기규제 협상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또 공화당 소속의 머코우스키, 에이요트, 커크 의원 등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당선됐고, 민주당의 프리아, 하이트캠프, 도널리 의원 등은 보수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구에서 선출돼 중도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소속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다음 선거에서 결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없는 이들 의원이 ‘중간지대’에서 적절하게 협상을 이끌어나간 게 주효한 셈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의 저격수로 부상한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됐지만 적지않은 비판에도 시달렸다.

무려 21시간 이상 상원 연단에서 오바마케어 반대 ‘연설 시위’를 벌이면서 일약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으나 ‘티파티에 휘둘리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함께 얻은 것이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여야가 사실상 합의안에 도달한 직후 “상원 표결을 막지 않겠다”고 물러서면서도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마이크 리(공화·유타) 상원의원도 크루즈 의원 못지않은 과격한 언행으로 진보·중도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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