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홍콩 떠나 망명길…종착지는 에콰도르

스노든, 홍콩 떠나 망명길…종착지는 에콰도르

입력 2013-06-24 00:00
수정 2013-06-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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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러시아 도착…에콰도르 “정치적 망명신청 접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존재 사실을 폭로하고 나서 홍콩에 머물던 에드워드 스노든(29)이 23일(현지시간) 제3국으로 떠났다.

그는 일단 러시아 모스크바로 갔으며 망명지를 두고 설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에콰도르가 최종 종착지로 유력하다.

홍콩 정부는 스노든의 출국 보도가 나온 직후 성명을 통해 “스노든이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아에로플로트항공 SU213편을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갔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스노든은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자발적으로 제3국으로 떠났다”며 “미국 정부가 임시 체포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필요한 충분한 서류가 없어서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노든의 망명에는 스노든을 지원해 온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측 사절과 영국 국적의 저널리스트이자 법학 전문가로 알려진 새라 해리슨이 동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노든은 모스크바와 쿠바 아바나를 거쳐 에콰도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위키리크스는 24일 성명을 통해 “스노든은 망명을 목적으로 안전한 루트를 통해 에콰도르로 가는 중”이라며 “위키리크스의 법률자문과 외교관들이 그와 동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노든으로부터 정치적 망명 신청서를 접수받았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이날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셰례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관계자는 스노든이 탄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이 오후 5시5분께 착륙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스노든의 러시아 내 행적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스노든이 모스크바에서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트랜싯 구역에 머무르며 파트리시오 알베르토 차베스 자벨라 에콰도르 대사를 만났다고 전했다.

또 공항 관계자들을 인용해 스노든은 러시아에 정식으로 입국하지 않은 상태로 유효한 러시아 비자가 없어 공항을 떠날 수 없는 상태이며, 이륙 터미널 내 ‘캡슐호텔’에서 밤을 지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리아노브스티 통신은 스노든과 같은 여객기를 탄 한 승객을 인용해 스노든이 비행기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베네수엘라 또는 에콰도르 대사관 소속으로 추정되는 외교관 차량이 그를 태우고 떠났다고 전했다.

여객기가 내린 공항 F터미널 청사에는 러시아와 외국 언론사 기자 수십명이 몰려들었으나 스노든은 여객 터미널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스노든은 현재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행 비행키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단 쿠바로 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다음 아바나행 항공편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2시5분(GMT 기준 10시5분)이다.

그러나 스노든이 어떤 경로를 이용해 쿠바에서 에콰도르로 갈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홍콩으로부터 스노든의 신병을 넘겨받아 스노든을 간첩 혐의로 기소하려던 미국 정부의 계획에는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러시아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았고, 쿠바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의 국가와는 적대적인 관계여서 이들 국가로부터 스노든의 신병을 넘겨받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사법당국은 스노든을 체포할 계획이 없어서 스노든이 러시아를 빠져나가는 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홍콩과 러시아에 스노든의 미국 여권이 22일 자로 무효가 됐다는 사실을 통보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 사실이 스노든의 에콰도르행에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당국의 한 관계자는 “스노든의 체포와 관련해 어떤 명령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스노든이 경유지로 이용하거나 최종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국가 등을 상대로 스노든의 입국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이들 국가를 상대로 스노든이 중범죄 혐의로 수배 중이며, 더이상 국가 간 이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검찰은 지난 14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 스노든을 간첩죄와 절도 및 정부 자산 무단 변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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