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눈보라’ 지나간 홍콩 “최선의 결과”

‘스노든 눈보라’ 지나간 홍콩 “최선의 결과”

입력 2013-06-24 00:00
수정 2013-06-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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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은신하며 미국 정부의 기밀프로그램을 잇달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30)이 23일 홍콩을 떠나 제3국으로 가면서 홍콩에서는 대체로 홍콩과 중국 양쪽 모두에게 좋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노든의 홍콩 체류 기간 수차례 스노든의 폭로 창구가 됐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사설에서 스노든의 제3국행이 ‘중국과 홍콩에 가장 좋은 결과’라면서 스노든이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SCMP는 스노든이 민감한 시기에 중국이지만 ‘일국양제’(一國兩制) 체제로 운영되는 홍콩을 은신처로 선택한 것은 영리한 전략이었으며 홍콩과 중국의 당국자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킨 것도 경탄할 만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문은 홍콩 당국은 해야 할 일을 했고 중국도 이번 사건에서 현명하게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중국과 홍콩이 최선의 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진찬룽 중국 런민대 교수 역시 “중-미 관계를 위협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 해제됐다”면서 “이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중국은 홍콩이 독립적으로 처리하도록 내버려 두고 거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홍콩이 미국의 체포영장 발부 요구 직후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미국이 홍콩에 보복조치를 할 것이며 당분간은 홍콩과 미국 관계가 진통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콩대 비교법·공법연구센터의 사이먼 영 소장은 미국이 “홍콩에 격분할 것이며 홍콩이 미국과 맺은 협정상의 의무에 따라 성실하게 행동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홍콩 중문대의 사이먼 선 부교수는 24일 홍콩 명보(明報)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과거 여러 차례 다른 나라에서도 범죄 용의자를 넘겨받는데 실패한 적이 있다”면서 “미국이 이번 일로 홍콩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부교수는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홍콩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정치적 사안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미국이 주장한 ‘간첩죄’를 부인하지도 않았다”라면서 “이는 중국의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미국에도 외교적으로 이용할 여지를 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홍콩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영 소장은 “스노든은 홍콩을 지나가는 흥미로운 눈보라였다”라면서 “이번 일로 세계가 홍콩의 법 체계와 지정학적 환경에 대해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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